국회가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 3개 권역 행정통합특별법 관련 논의를 시작했지만, 첫 관문부터 난제가 쏟아졌다. 중앙정부 권한 이양 범위와 재정 지원의 법제화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동시에 제기되면서 입법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9일 이들 3개 권역을 대상으로 한 '행정통합 특별법(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 입법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 과정에서 쟁점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자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광주·전남 시도민 염원을 담아 요구한 374개 특례 가운데 119개 조항이 정부에서 불수용됐다고 한다. 충남·대전 특별법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며 "중앙정부의 분권 의지와 지방 주민들의 기대에 대한 노력은 여전히 미흡해 보인다"고 했다.
제정법안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이 특별법에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는 게 지역의 불만이다. 민주당 소속 양부남 의원은 “중앙정부에서 권한을 이양해 주지 않는다면 이번 통합이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방청석에 있던 광역단체장들도 직접 발언에 나서 중앙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대전시장은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권한을 더 내려 줄 때만이 지방분권은 가능한데, 중앙부처 관료들의 저항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소속 강기정 광주시장도 "(전남광주통합특별법의) 386개 조항 가운데 110개가량이 부동의됐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앞서 통합특별시에 연간 5조 원씩 4년간 총 20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내용이 각 특별법에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재정 지원 방안은 정부의 분명한 입장이지만, 이를 곧바로 특별법에 반영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입법 추진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광주 지역 시민사회 대표로 참석한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통합의 큰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지금까지의 논의 과정은 지나치게 빠르고 형식적이었다"며 "공청회와 간담회가 열렸지만 시민사회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해 이달 임시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속도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0~11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거쳐 12일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행정통합 논의가 촉박하게 진행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회 특별위원회 차원에서 보다 면밀한 법 조문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야당 간사인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행정안전부가 주무 부처라고는 하지만, 다른 부처 의견을 취합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특위를 구성하거나 총리실로 논의를 넘기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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