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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가 최우선'이라는 진리 재입증한 다카이치 압승

입력 2026-02-09 17:34   수정 2026-02-10 00:07

일본 집권 자민당이 그제 중의원 선거에서 전체 465석 중 3분의 2가 넘는 316석을 확보하는 역사적 대승을 거뒀다. 이번 압승으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예산안 재의결과 개헌 발의까지 가능한 의석을 획득했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그가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넘어선 막강한 권력을 잡은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는 ‘경제’가 정권의 향방을 결정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재확인시켰다. 다카이치 총리는 유세 기간 1만2480㎞를 누비며 현장에서 ‘투자’를 370회, ‘적극 재정’을 113회 외쳤다고 한다. 반면 보수 우익의 핵심 의제인 ‘국방력’ ‘개헌’ 언급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대만 TSMC는 선거 직전 구마모토에 첨단 3나노 공정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다카이치 총리의 투자 유치 노력에 화답했다. 이념보다 민생을 앞세운 ‘사나에노믹스’가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한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승리 확정 후 “경제 재정 정책을 크게 전환하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추진하겠다”며 “위기관리 투자와 성장 투자에 힘쓰겠다”고 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어제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89%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 하기 좋은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약속이 ‘다카이치 랠리’로 이어진 것이다. 물론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카이치식 확장 재정은 일본 부채를 감당 불가능한 수준으로 늘려 장기적으로는 방위력 강화와 재정 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포퓰리즘이라는 비판 속에 국채 금리가 들썩이는 것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외교·안보상 변화도 적지 않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내에서도 손꼽히는 강경 우파로 이제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 논의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의 위협에 맞서 방위 지출을 대폭 늘리고 안보 전략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에도 격변이 예상된다. 한·일 관계 역시 분수령에 섰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동안 셔틀외교를 통해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조했다. 일본의 우경화가 모처럼 물꼬를 튼 셔틀외교와 한·미·일 안보 공조에 균열을 일으키지 않도록 세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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