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의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현장 점검에서 '검사'로 전격 전환했다.
1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빗썸에 검사 착수를 사전 통지하고 이날부터 정식 검사에 돌입했다. 사고 발생 후 현장 점검에 나선 지 사흘 만에 검사로 격상한 것이다. 검사 결과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의 장부 관리와 자산 보관 기준 전반이 재검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쏠린다.
최근 금융당국 수장들은 빗썸 오지급 사태와 관련해 강한 비판적 의식을 드러내 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 점검회의를 열고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난 만큼 빗썸뿐 아니라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고 적절한 내부통제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간담회에서 "빗썸 사태 등으로 나타난 시스템상 구조적 취약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이용자 보호를 위해 2단계 법안도 이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검사 담당 인력도 추가로 투입하는 등 강도 높은 검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를 엄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특히 빗썸이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을 크게 웃도는 규모가 지급된 경위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진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62만개의 비트코인이 빗썸 이용자에게 잘못 지급되고 실재하지 않는 자산이 실제 거래까지 이뤄지면서 가상자산 신뢰성에 대해 의문이 증폭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엑셀 장부와 유사한 개념으로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숫자만 변경하는 허술한 거래 체결 방식에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빗썸 등 '중앙화 거래소(CEX)'는 고객이 입금한 코인을 자체 지갑에 보관한 뒤 매매가 이뤄질 때마다 블록체인에 직접 기록하지 않고 장부상 잔고만 변경하는 '장부 거래'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빗썸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4만2000개였다. 이 가운데 회사 보유분은 175개이고 나머지는 고객이 위탁한 물량이었다. 현재 빗썸의 비트코인 보유 물량은 이보다 늘어난 약 4만6000개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금감원은 이런 보유 규모에도 불구하고 실제 보유 물량의 13~14배에 달하는 62만개가 지급된 경위를 핵심 검사 대상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오지급된 대량의 가상자산이 동시에 매도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거래소 건전성도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령 코인'이 실제로 시장에서 매도되는지를 심각하게 들여다볼 예정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모든 거래소에 대해 현장 점검을 착수해 장부와 보유 가상자산 간 검증 체계, 다중 확인 절차, 인적 오류 제어 등의 장치가 제대로 구축됐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은 현장 점검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발견될 경우 즉시 검사로 전환해 대응 강도를 더욱 높일 예정이다.
빗썸의 내부통제 시스템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실무자 1명의 클릭으로 코인 지급이 가능했던 시스템상 허점을 파악하고, 장부상 물량과 실제 보유 물량을 대조하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제대로 돌아가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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