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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톱 덕봤다"…실적 발표 상장사 65% '기대 이하' [분석+]

입력 2026-02-10 08:01   수정 2026-02-10 08:09


작년 4분기 실적시즌이 절반 이상 진행된 가운데,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중 65%가량의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그룹과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다만 합산 영업이익은 예상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익 규모가 가장 큰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예상을 크게 웃돈 덕이다.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실적에 대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증권사 세 곳 이상의 추정치로 형성된 284개(1월1일 집계 기준) 상장사 중 전날까지 184개의 성적표가 발표됐다.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중 118곳의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에 못 미쳤다. 컨센서스를 밑돈 비율이 15% 이상인 기업도 84곳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2차전지와 화학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대표 기업들이, 기업집단별로는 LG그룹과 롯데그룹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LG화학의 작년 4분기 영업손실은 4133억원이다. 적자 규모가 예상치(136억원 적자)의 30배가 넘는다.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초소재 부문의 수익성이 예상보다 더 약화된 데다, 2차전지를 만드는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적자 규모도 만만치 않았던 탓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손실 규모도 예상치(231억원 적자)의 5배가 넘는 1220억원이었다. 전기차 산업의 불황이 이어진 데 더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보조금도 감소한 결과다.

LG전자의 영업손실 규모(1090억원)도 예상치(76억원 적자)의 10배 이상이었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관세 정책의 변화, 중국 업체들과의 출혈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 악화 추세가 지속됐다”며 “이에 더해 생활가전(HS) 부문과 공조(ES) 부문의 인력 재편에 따른 일회성 비용도 반영돼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년 4분기 LG전자가 데이터센터로 칠러를 공급한 매출이 1조원에 달했다는 점이 주목되며 실적 발표 직후 7개 증권사(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SK증권·iM증권·유진투자증권·BNK투자증권)가 LG전자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영업손실 규모는 1058억원이었다. 당초 53억원 흑자가 예상됐지만, 20배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 개선이 예상됐던 롯데칠성과 롯데웰푸드가 각각 120억원과 1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컨센서스는 각각 110억원과 215억원 흑자였다.

연결 자회사는 아니지만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케미칼도 43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가 예상치(1795억원)의 2배 이상이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대우건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024억원으로 집계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1조10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성적표를 받았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토목 부문에서 이라크와 폴란드 등 공기 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로 약 5000억원, 플랜트부문에서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재시공 건으로 1500억원의 비용이 반영됐다”며 “판관비에서는 미분양 등 악성재고에 따른 대손상각비가 5500억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184개 기업들의 합산 영업이익은 65조594억원이다. 컨센서스 합산치 64조5134억원을 미세하게 웃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약진 덕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16조7122억원)보다 3조3615억원 많은 20조737억원, SK하이닉스는 예상치(15조2165억원)보다 3조9531억원 많은 19조1696억원이었다. 인공지능(AI) 가속기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반도체 생산이 확대돼 공급이 축소된 범용 D램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예상을 크게 웃돈 실적을 기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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