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301.69
(3.65
0.07%)
코스닥
1,115.20
(12.35
1.1%)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단독] 겁나서 전기차 타겠나…중국산 판치자 '특단의 대책' [김리안의 에네르기파WAR]

입력 2026-02-10 10:29   수정 2026-02-10 14:36



전기차 급속충전기의 성능과 안전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산이 국내 시장의 90%를 장악한 가운데, 충전 인프라의 안정성을 외산에 의존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정부와 민간은 급속충전기의 ‘심장’부터 국내 기술로 되찾겠다는 전략에 들어갔다.

10일 전기차 충전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이노베이트의 전기차 충전 계열사 이브이시스(EVSIS) 충북 청주 공장에는 LG이노텍 파워모듈이 장착된 급속충전기들이 조립을 마치고 기후부 공공충전소 납품을 앞둔 상태로 대기하고 있다. 파워모듈은 급속충전기에서 교류(AC)를 직류(DC)로 바꾸는 핵심 부품으로, 충전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결정한다.

LG이노텍은 2022년 9월 국산화에 착수한 이후 광주광역시 공장에서 탄화규소(SiC·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를 적용한 파워모듈 양산 체계를 구축했다. LG이노텍과 이브이시스가 짝을 지은 충전기는 지난해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이 실시한 품질 평가를 가장 먼저 통과했다. LG이노텍-이브이시스의 급속충전기에 이어 솔루엠-현대케피코 컨소시엄 등 3개 업체의 국산 파워모듈을 탑재한 충전기가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에서 성능 시험을 받고 있다.
○‘가성비’에 매몰돼 안방 내줘
유럽연합(EU) 안보 싱크탱크 EUISS는 지난달 유럽 에너지 시스템의 심장부에 이미 중국의 영향력이 깊숙이 침투했다는 서늘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히 전력 시스템을 단숨에 마비시킬 수 있는 중국 해커 집단 볼트 타이푼(Volt Typhoon)을 지목하며,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디지털 트로이 목마’에 대한 즉각적 대비를 촉구했다.

이보다 앞서 미국에서는 실제 물증도 확인됐다. 미국 에너지부(DOE)와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보안·인프라보호국(CISA)은 지난해 중국산 태양광 인버터 일부에서 설계 문서에 없는 통신 장치, 이른바 백도어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중국산발(發) 보안 우려가 커지면서, 전력망과 직접 연결되는 전기차 충전기도 새로운 취약 지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업계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에 따르면 국내에 설치된 전기차 급속충전기에 탑재되는 파워모듈의 90% 이상이 중국산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중국산 파워모듈이 유통 과정에서 국산으로 둔갑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자체는 현대·기아차 등 국내 브랜드가 지난해 기준 57% 점유율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를 떠받치는 충전 인프라가 중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그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전방위 보조금과 세계 최대 내수시장에서 쌓은 풍부한 트랙 레코드가 있다.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수냉형·양방향 등 차세대 모델 라인업을 다각화해 국내 업체들이 설 자리가 없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선 화합물 전력반도체부터 파워모듈, 충전기 운영사업체(CPO)까지 전 영역에서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중국산 파워모듈이 국내 시장을 잠식한 상태지만, 중국 업체들은 대부분 충전기까지 직접 제작한다”며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충전기 시장 전체가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데이터·제어권 종속 막아야
국내 CPO 시장은 한때 300~400개에 달했던 업체가 최근 40여 개 수준으로 급격히 재편됐다. 값싼 중국산 파워모듈에 의존한 가격 경쟁 구조 속에서 통신 오류와 운영 부실이 누적된 탓으로 풀이된다. 중국산 파워모듈은 저렴하지만, 차세대 파워모듈의 공동 개발이나 사후관리(A/S) 대응이 미흡하다는 단점도 있다.



전기차 판매 대수가 연간 20만대를 넘어서면서 이제는 충전기 인프라도 단순 설치 경쟁에서 벗어나 핵심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누가 쥐느냐가 산업 경쟁력을 가르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충전기가 단순한 전력 공급 장치가 아니라, 전력망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에너지 흐름을 조절하는 ‘똑똑한 연결점(스마트 노드)’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기후부 한 관계자는 “인증·통신·제어·정산이 결합된 ‘충전 OS 생태계’로 재편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파워모듈을 외산에 의존할 경우 제어부 설계와 통신 규격 대응 등 상위 소프트웨어까지 특정 국가에 종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물론, 향후 V2G(차량-전력망 연계)나 수요반응(DR) 서비스까지 연계한 경우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공공 급속충전기 조달, 보조금 차등화 등을 통해 실제 설치 및 운영 실적을 쌓게 하는 방식으로 국산 파워모듈의 생태계 안착을 유도하고 있다.

파워모듈 없이 전력 공급에만 집중해 ‘고급 멀티탭’이라 불리던 완속충전기 영역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차량과 직접 대화하는 전력선 통신(PLC) 모뎀을 장착하면 완속충전기를 지능형 인프라로 탈바꿈할 수 있다. PLC 모뎀을 통해 배터리 상태를 파악하고 실시간 충전 제어와 화재 예방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그리드위즈는 국제 표준을 충족하는 PLC 기반 충전기 통신·제어 기술을 자체 개발해 완속충전기에 적용하고 있으며, 제니스코리아 등도 관련 기술 확산에 나서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