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증권이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선다. SK그룹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공격적인 외형 확장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판단 아래 내실을 다지는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10일 SK증권에 따르면 회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 투자은행(IB) 부문 관련 자산에 대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고 조직을 효율화하고 있다. 잠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다.
앞서 SK증권은 무궁화신탁 관련 프로젝트 등 리스크 자산에 대해 약 699억원 규모의 누적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했다. 현재 순자본비율(NCR)을 비롯한 주요 건전성 지표 역시 규제 기준을 웃돌며 안정적인 관리 범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규제 지표에 대한 주간 시뮬레이션과 정기적인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통해 위기 대응 체계에 대한 점검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점검 결과를 반영해 SK증권은 자산 운용과 채무보증, 유동성 관리 등 주요 리스크 요인을 유관 부서가 협업해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시장 변화에 따라 대응 전략을 조정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의사결정 체계(거버넌스) 개편에서도 SK증권의 내부 통제 강화 의지가 드러난다. SK증권은 신탁리스크관리위원회와 Wrap리스크관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엔 고객 자산 관리 기준을 강화했다. 위원회 정기 보고와 일별 모니터링을 통한 운용 프로세스의 투명성도 확보하고 있다.
리테일 금융 부문의 내부통제 기준도 보수적으로 조정됐다. 대주주 대상 주식담보대출 전결 금액을 기존 5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대폭 축소했고 일반 고객 대상 전결 한도 역시 낮추는 한편 CRO(위험관리책임자)의 합의 구간을 추가했다. 특정 자산이나 개인에 대한 리스크 쏠림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다.
SK증권은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의 관리 기준도 운영 중이다. 상품리스크관리위원회를 통해 리테일 상품의 불완전 판매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한다. 단순 매칭 방식으로 중개되는 저등급 외화채권이나 무등급 상품까지 심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상품 선정과 관리 과정에 점검절차를 도입했다. 특히 ‘고위험상품과 고령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되는 상품’과 관련한 판매과정 전수 점검에도 나섰다.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원천봉쇄하고 고객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부동산 PF 자산에 대해서는 정기적으로 사후관리 보고하는 TF를 운영하고 사업장별 현황을 점검한다. 자산별 익스포저 한도를 설정하고 수익성 대비 리스크가 큰 사업장의 전결 한도를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등 보수적인 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단기 실적에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재무 안정성과 회복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볼 수 있다.
SK증권은 올해 중장기 전략 아래 리스크 관리 기능의 위상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부동산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ESG 금융과 에너지 솔루션 등 비부동산 IB 영역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순자본비율(NCR) 등 핵심 건전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K증권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는 위기 상황에서만 작동하는 장치가 아니라 일상적인 경영의 일부”라며 “선제적인 대응과 투명한 관리 체계를 통해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금융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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