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가 세외수입 고액 체납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최은순 방지법(가칭)' 추진에 나섰다. 과징금·부담금 등을 고의로 체납하고 해외로 도주하는 사례를 근절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경기도는 세외수입 고액 체납자에 대해 출국금지와 가산금 부과, 금융정보 조회를 가능하게 하는 법 개정안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10일 밝혔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거액의 세외수입을 체납하고도 제재받지 않는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제2, 제3의 최은순이 나오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외수입은 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과 이행강제금, 개발부담금 등 조세 외 공공수입을 말한다. 공공 목적으로 부과되지만 체납해도 제재 수단이 제한적인 게 문제다. 최은순 씨가 2013년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토지를 명의신탁 방식으로 매입해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후 지난해 12월까지 25억원을 납부하지 않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세 가지다. 먼저 출국금지 근거를 신설한다. 현행법상 국세·지방세는 일정 금액 이상 체납하면 출국금지가 가능하지만, 세외수입 체납자는 제약이 없다. 경기도는 세외수입 체납액이 3000만원 이상일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가산금 체계도 차등 적용하도록 했다. 국세와 지방세에는 납부 지연 시 가산금이 붙지만, 세외수입은 항목별로 규정이 달라 형평성이 떨어진다. 도는 부동산실명법·건축법 위반 등 제재 성격이 강한 과징금에는 높은 가산금을, 개발부담금 등 납부 지연 성격의 부담금에는 지방세 수준의 가산금을 적용하도록 했다.
금융정보 조회 대상도 확대한다. 현재는 국세·지방세 체납자만 예금 및 외화송금 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 세외수입 체납자도 동일하게 금융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금융실명법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출국금지, 가산금, 금융정보 조회를 연계한 '입체적 징수 체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경기도의 강한 의지가 징수 성과로 이어졌다. 도는 지난해 '고액체납자 징수 및 탈루세원 제로화 100일 작전'을 통해 1400억원을 목표보다 20일 이른 80일 만에 거뒀다. 전체 징수액은 2023년 4621억원에서 2024년 5123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6120억원(지방세 4721억원, 세외수입 1399억원)을 기록했다.
도는 가상자산 정밀 추적과 전자관리 시스템을 결합한 체납 징수 성과로 '정부혁신 왕중왕전' 대통령상을 받았다. 행정안전부 주관 지방재정대상에서도 2년 연속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이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한 성과다.
경기도 관계자는 "고의적 체납과 재산 은닉, 해외 도피를 원천 차단하겠다"며 "조세 정의를 세우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말했다.
수원=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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