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발전 설비 공기업인 한전KPS의 하청업체 노동자 600여 명을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노노·노정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정부의 일방적인 하청직원 정규직 전환 결정을 '반노동행위'로 규탄하고 대정부 투쟁을 선포하면서다. 일각에서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두고 노사와 노노가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10일 '고 김충현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고용안전 협의체)'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전KPS 하청노동자 직접고용과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노동자 고용안정 대책을 포함한 종합방안을 내놨다. 협의체는 한전KPS와 발전설비 경상정비 하도급 계약을 맺고 있는 노동자 전원을 직접 고용 대상으로 하되, 사고 발생일인 지난해 6월 이전 입사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환 채용 방식으로 직접 고용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발전 산업 고용 대책을 두고 두 개의 협의체를 운영해 왔다. 민주노총 대책위가 참여하는 ‘고용안전 협의체’와 한국노총 전력연맹이 참여하는 ‘정의로운전환 협의체’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산하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전력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즉각 반발했다. 전력연맹 측은 "정부가 한국노총이 참여하는 '정의로운전환 협의체' 논의가 끝나기도 전에 특정 협의체(고용안전 협의체)와만 일방적으로 합의를 마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력연맹은 "이달 말까지 운영될 계획인 '정의로운전환 협의체'가 종료되기도 전에 정부가 고용안전 협의체와 짠 합의문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려 한다"며 "이는 협의체의 존립 자체를 무력화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직접고용 방식과 노사전 협의체 구성안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의로운전환 협의체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었다는 주장이다.
전력연맹이 가장 문제삼은 것은 ‘채용의 공정성’이다. 전력연맹은 "정부 관료가 한전KPS 회사 경영진을 불러 합의안을 수용하라는 협박까지 하며 강압적으로 직접고용을 종용하고 있다"며 "정부 관료가 채용과 관련한 경영 사안에 대해 일방적 의견을 강압하고 협박까지 해도 되는 건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정부 스스로 ‘공정채용 원칙’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규탄했다.
업무배치 등 교섭사항을 발전공기업 대표 노조(서부,중부, 동서발전노조 위원장) 대표들이 포함된 정의로운 전환협의체를 도외시하고 고용안전 협의체와 논의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부가 앞장서서 교섭대표 노조의 교섭권을 짓밟는 행위이자 대표노조의 교섭을 부정하는 명백한 반노동행위"라고 지적했다.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전력연맹 소속 노동위원들은 '정의로운전환 협의체'에서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 노조는 "떼를 써야 들어주는 정부라면, 평범한 우리 공기업 직원들도 거리로 나선다"라며 오는 11일 청와대 앞에서 전 직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상경 집회를 선포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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