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매물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규제를 완화한다. 실거주 유예는 세입자의 임대차 계약기간이 남은 집을 팔 때 해당 집을 매수한 매수자가 ‘무주택자’인 경우로 제한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5월 9일까지 매매 계약을 맺고 4~6개월 내 잔금을 치러야 한다. 다주택자 주택 처분의 걸림돌이던 토지거래허가제의 실거주 의무가 유예되는 만큼 ‘절세 매물’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유예안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은 5월 9일까지 계약한 뒤 4개월 안에 잔금·등기를 마쳐야 한다. 일반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실거주 이행 기간이 4개월이라는 점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지난해 ‘10·15 부동산대책’에서 새롭게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21개 구와 경기 12곳은 잔금·등기 유예기간이 6개월로 정해졌다. 기존 규제지역이든 신규 규제지역이든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해야만 최대 85%(3주택 기준)에 달하는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세입자의 임대차 기간이 6개월 이상 남은 주택에도 예외 방안을 마련했다. 해당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수할 경우 임차인 계약 종료 때(최장 2년)까지 실거주 의무가 유예된다.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는 보장하지 않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유자) 본인이 거주하겠다고 하면 임대차보호법상 (세입자의 임차) 계약 갱신이 되지 않는다”며 “(실거주 유예 시한을) 2년으로 한정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유예 시한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발표되는 날로부터 최장 2년이다. 무주택 매수자는 그 안에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는 대로 입주해야 한다. 정부는 소득세법 시행령과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을 구체화해 이번주 발표할 예정이다.
송파구 매물 증가율이 27.4%(3351건→4272건)에 달했다. 이어 광진구(26.0%), 성동구(21.8%), 서초구(19.5%), 강남구(18.0%) 등의 매물이 많이 늘었다. 성북구 강북구 노원구 등 외곽 지역 매물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세금 규제 강화 우려와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중 성남시 분당구를 중심으로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호가를 낮춘 매물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42억7000만원에 손바뀜한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면적 84㎡는 최근 호가가 38억원까지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가격 조정이 이뤄지더라도 수요가 급격히 유입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강남권의 한 공인중개(법인)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에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늘고 있다”며 “매수자들은 5월에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더 내릴 수 있다고 기대해 당장 계약 체결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실거주 목적 거래 증가와 임대차 공급 감소로 전·월세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3만9642건으로 연초(4만4424건)보다 10.8% 감소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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