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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위해 200억달러 규모로 채권을 발행하자 1,000억달러가 넘는 주문이 몰렸다. 기술 대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미국 회사채 시장이 사상최고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알파벳은 전 날 발행한 미국 달러화 채권을 통해 200억달러(약 29조원)를 조달했다. 당초 150억달러(약 22조원) 발행을 목표로 했으나 예상을 훨씬 웃도는 1,000억달러가 넘는 주문으로 발행 규모를 200억달러로 올렸다. 알파벳은 또 100년 만기 채권을 포함해 스위스 프랑 및 영국 파운드화 채권 발행도 계획하고 있다.
알파벳이 발행한 미국 달러화 채권은 총 7단계 잔존 만기로 구성돼있다. 2066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은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보다 0.95%포인트 높다.
100년 만기 채권 발행은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이후 기술 기업으로서는 처음 시도되는 이례적인 사례다.
메타 플랫폼과 아마존 등 기술 대기업들은 이번 실적 발표 기간에 야심찬 AI 계획을 충족하기 위해 지출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기술 대기업들이 자본 투자를 위해 채권 발행에 나설 경우 채권 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생겼으나 이번 알파벳의 채권 발행에 1,000억달러가 넘는 주문이 몰리면서 기우로 드러났다.
웨이브랭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앤드류 다소리는 "이전에는 순저축을 하던 기업들이 이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회사채의 잠재적 위험과 수익률을 고려할 때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지적했다.
알파벳은 지난주 AI 사업의 핵심인 데이터 센터에 대규모 투자를 위해 올해 자본 지출을 최대 1,850억 달러(약 270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3년간의 투자액을 합친 것보다 많은 금액이다. 알파벳은 지난 주 실적 발표에서 지난 해 매출이 4,028억달러, 조정이익 1,32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현금 보유는 1,27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기술 대기업들이 AI인프라 투자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올해 미국 4대 기술 기업의 자본 지출은 약 6,500억 달러(약 9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이같은 자본 지출에 소요되는 금액의 상당 부분을 채권 시장에서 조달하고 있다. 지난주 오라클은 채권 발행을 통해 250억 달러를 조달했다.
모건 스탠리는 하이퍼스케일 기업들이 올해 4,000억달러를 채권 발행으로 차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5년의 1,650억 달러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모건 스탠리의 미국 신용 전략 책임자인 비슈와스 파트카르는 이 같은 대규모 채권 발행으로 올해 고등급 채권 발행 규모가 사상 최고치인 2조 2,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파트카르와 JP모건 체이스의 너새니얼 로젠바움을 포함한 일부 신용 전략가들은 이같은 대규모 발행이 회사채의 국채 대비 금리차인 스프레드를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파트카르는 "현재 상황은 1997/98년이나 2005년과 유사하지만 채무 불이행이 증가하고 신용 공급이 경색되는 ‘경기순환의 끝’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알파벳은 지난 해 11월 미국 국채 시장에서 175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당시 발행된 채권의 주문규모는 약 900억 달러에 달했다. 이 거래의 일환으로 알파벳은 50년 만기 국채를 발행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작년 미국 달러화 표시 기업 채권 발행 중 가장 만기가 긴 채권이었다. 알파벳은 당시 유럽에서도 65억 유로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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