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규모의 행사인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을 비판한 배드 버디가 출연해 화제가 됐다.2월 8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리타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배드 버니가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의 하프타임 무대를 선보였다. ‘엘 아파곤(El Apagon)’, ‘널 푸에르토리코로 데려갈 거야(Voy a Llevarte Pa’ PR)’ 등 스페인어 노래를 불렀다. 슈퍼볼 역사상 처음으로 공연 전체를 스페인어로만 채웠다.
미국의 슈퍼볼은 평균 시청자 수가 1억 명으로 미국 최대 규모의 스포츠 행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건전하고 전통적인 가족 가치를 담고 있었다”며 예상보다도 도발적인 요소가 적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그 누구도 이 남자가 하는 말은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했다”며 “역대 최악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배드 버니는 지난 2월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ICE(이민세관단속국) 아웃”이라고 외쳤다. 미국 가수 켈라니도 R&B 노래·퍼포먼스 부문에서 수상해 수상 소감을 전할 때 ICE를 비난하는 내용으로 마무리했다. 그래미 시상식에 참가한 많은 음악인이 ‘ICE 아웃’ 배지를 옷에 달기도 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도 ICE 반대 움직임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대신 이탈리아를 방문한 JD 밴스 부통령의 사절단에 ICE 요원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올림픽 개회식에서 “밴스 부통령이 미국 국기를 흔드는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나타나자 관중들은 야유를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밀라노 현지에서 반대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1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가 작전 과정에서 미국 시민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하는 사건이 2건이나 발생했다. 1월 7일에는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던 세 아이의 엄마인 르네 굿이 ICE의 총격에 의해 사망했다. 이후 24일 ICE의 폭력 단속 증거를 수집하던 중환자실 간호사였던 제프리 프레티도 ICE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ICE는 이민세관단속국으로 9·11 테러 이후인 2003년에 처음 생겼다.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테러 공격이었던 9·11 테러 이후 통합된 안보 노력을 기울이고자 출범했다. 미국 내 불법 체류자와 테러범을 색출하는 게 목표다. 따라서 미국 내에 불법 체류가 의심되는 사람들을 언제든 체포하고 구금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다. 작전 수행 과정에서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는 방식이 허용된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ICE의 불법체류자 단속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는 연간 100만 명의 불법 체류자를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ICE 요원들은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마구잡이 단속에 나섰다.
지난 1월 20일(현지 시간) 파란색 토끼 모자를 쓰고 스파이더맨 배낭을 멘 리암 코네호 라모스(5)가 아버지와 함께 체포돼 논란이 있었다. 미네소타주 컬럼비아하이츠에서 실시된 ICE의 이민자 단속 중 체포됐다. 리암은 아버지와 함께 약 1만3000마일(약 2100km) 떨어진 텍사스 딜리의 수용소로 압송되었다가 체포 12일 만인 2월 1일 미네소타주 자택으로 돌아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ICE의 ‘무차별 체포’가 약 15만 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ICE의 공격적인 단속 방식에 대해 미국 여론은 과도하다는 평가다. NYT와 시에나대가 지난 1월 등록 유권자 16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1%가 ICE의 단속 방식이 “과도하다”고 답했다. ICE 기관 자체에 대한 부정 평가도 63%였다.
ICE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가운데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의 강경 이민 단속 정책은 중간선거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배현의 인턴기자 baehyeonu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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