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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 동계올림픽 단상…금·은·동 수요와 물가

입력 2026-02-11 15:03   수정 2026-02-1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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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센터장



한국이 금메달 3개 이상을 노리는 25회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명예로운 메달의 가치를 감히 돈으로 매길 수 없지만 ‘금메달 가격은 얼마나 될까’하는 불순한 생각이 든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금메달에는 약 6g의 순금이 들어가 있고,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 당시 금·은·동 메달은 대략 120만원, 70만원, 6000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그사이 2~3배 치솟은 금과 은 가격을 생각하면 제작비도 크게 올랐을 것이다. 그나마 메달 종목이 적은 동계 올림픽이니 망정이지 만일 하계 올림픽이었으면 이탈리아 정부는 메달 제작에만 막대한 예산을 퍼부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산신령도 금·은·동 도끼를 불쌍한 나무꾼에게 쉽사리 내어주지 않을 판이다.

물론 기존 후보자군 내에서 상대적 매파로 인식되던 케빈 워시 지명자가 차기 미 중앙은행(Fed) 의장으로 낙점을 받자 금은 가격이 급락하며 버블 붕괴 경계감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금은 가격이 오른 요인이 워낙 다양하고 복잡해 거품이 본격적으로 꺼지는 국면인지는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여기저기 쑤셔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인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기도 했고, 달러 약세에 대한 반작용과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보유 증가 등 안전 자산으로서의 귀금속 수요도 커진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구리는 너무나 당연하고 금과 은도 AI 시대에 필요한 산업용 원자재로서의 가치가 적지 않아졌다. 사실 금과 은 가격이 급등했다 해도 지난 1년간 20배 오른 반도체(DDR4 8Gb 기준) 가격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어쩌면 금·은 가격 상승은 ‘트럼프-AI 시대’를 대변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로 인한 고통은 당연히 소비자가 떠안기 마련이다. 가뜩이나 집값도 비싼데 예비 신랑신부들이 시계와 반지를 사면 쉽게 '텅장'이 될 것 같다. 새 학기를 맞은 아이들이 최신 노트북을 사달라고 하면 아빠들은 와이프 몰래 숨겨 둔 비상금을 털어야 할 듯하다.

비록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와 같은 막강한 파괴력은 아니더라도 비철금속의 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소비재 가격에도 반영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 Fed 이사 임기 시절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면모를 보인 워시와 맞물려 미국 물가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소지가 커진 것으로 여겨진다.

사실 워시 지명자를 매파로 매도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다. 양적완화(QE) 축소와 금리 인하라는 생소한 조합으로 다소간의 혼돈을 야기할 소지는 분명 있지만, 적어도 파월보다는 '친(親)트럼프-비둘기'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점은 자명해 보인다.

또한 그의 최근 언급들을 따라가보면 결국 기술 진보가 가져올 생산성 향상이 물가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성장이 견조하기 때문에 통화량을 방만하게 풀면 안되고, 물가가 안정적이라면 금리인하도 가능하다는 논리이다. 따라서 워시 지명자가 구상하는 통화정책 승패는 향후 안정적인 물가 시현 여부에 달린 셈이다.

한국 대표단의 선전을 편안히 응원하면 좋겠지만, 각종 고용과 더불어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미국의 물가지표가 내심 껄끄럽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앞서 발표된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비 0.5% 오르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고, 더구나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PPI는 지난달보다 0.7%나 오른바 있다. 시장에서는 CPI가 전월비 0.3%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이를 상회할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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