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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생 '아내 살해' 오명…저수지 살인 사건, 사후 재심서 '무죄'

입력 2026-02-11 15:51   수정 2026-02-11 15:52


보험금을 노려 아내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남편에게 옥중 사망 후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다만 재심에서도 원심대로 무기징역을 구형한 검찰이 판결에 불복하면 재심은 항소심으로 이어진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김성흠 지원장)는 1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고(故) 장동오 씨에 대한 재심에서 '공소사실 증명 없음'에 따른 무죄를 선고했다. 원심 무기징역형의 근거가 된 핵심 증거들이 법원으로부터 관련 영장을 발부받지 않고 수집하는 등 위법했다는 게 주요 이유다.

장 씨는 2003년 7월 9일 전남 진도군 의신면 한 교차로에서 화물차를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로 추락시킨 뒤 홀로 빠져나와 조수석에 탄 아내(당시 45세)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2005년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당시 검찰은 그가 8억8000만원의 보험금 때문에 고의 사고를 냈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반면 장 씨는 검경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일관되게 졸음운전에 의한 사고였고 일부 보험은 아내가 직접 지인과 상담해 가입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고의에 의한 교통사고라고 보기 어렵다. 피해자가 다수의 보험에 가입한 사정으로도 공소사실 증명이 어렵다"며 2003년 당시 상태로 보존된 저수지 일원에서 2024년 진행한 현장검증을 토대로 장 씨의 졸음운전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도 있다고 결론 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장 씨는 고의 사고를 내기 위해 화물차 조향 장치를 왼쪽으로 조작했는데, 재판부는 직선 도로 구간을 따라 조향 없이 진행해도 사건 장소에 도달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장 씨 측 변호를 맡은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당시 경찰과 검사, 국과수 감정인, 판사들의 책임이 모두 더해진 안타까운 사건"이라며 "경찰과 검찰은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재심은 2017년 억울함을 호소하던 장 씨 가족의 부탁을 받은 충남지역 경찰관과 박 변호사가 사건을 다시 알아보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장 씨는 2024년 1월 대법원의 재심 결정 이후 같은 해 4월 형집행정지가 내려진 당일 무기수 복역 중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사망 당시 장 씨는 66세였다.

피고인이 숨지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는 일반적인 사례와 달리 이 사건 재심은 장 씨의 사망 후 '궐석 재판'으로 진행됐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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