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젊은 세대 중심으로 10년 전 유행했던 패션 아이템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특정 밈(meme·인터넷 유행)이 확산하면서 당시 스타일까지 재조명되는 추세다.
11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따르면 지난달 ‘봄버자켓’ 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276.7% 급증했다. 같은 기간 ‘앵클부츠’ 거래량도 136% 늘었다. 이들 아이템은 10여년 전 이미 한 차례 유행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미 공군 비행사들이 체온 유지를 위해 입던 나일론 소재 재킷에서 유래한 봄버자켓은 2010년대 중반 ‘항공 점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발목까지 감싸는 형태의 앵클부츠도 당시 여성 소비자들이 즐겨 신던 신발이다. 무릎이나 허벅지 부분이 찢어진 디스트로이드 데님 등도 2016년 패션을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꼽힌다.

과거 유행했던 패션 아이템이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2026년은 새로운 2016년(2026isthenew2016)’이라는 밈이 있다.
이 밈은 10년 전 분위기를 회상하며 당시 감성을 재현하는 게시글을 공유한다. 때문에 2016년 유행했던 노란 색감의 카메라 필터를 사용해 사진을 찍거나, 당시 히트곡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해 콘텐츠를 올리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젊은 세대 이용 비중이 높은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관련 게시물 조회수가 수백만 회에 달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켄달 제너, 카일리 제너 등 해외 유명인을 비롯해 국내에선 걸그룹 레드벨벳 조이, 아이브 안유진 등이 10년 전 사진을 공유하며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해외에서 시작된 트렌드지만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유행이 포착된다는 설명이다.
패션업계는 이 같은 유행이 온라인 콘텐츠에 그치지 않고 패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본다. 실제 국내 주요 패션 플랫폼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포착된다.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지난달 ‘봄버 자켓’ 관련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2% 급증했으며 ‘디스트로이드 데님’ 거래액도 307% 늘었다.

같은 기간 패션 플랫폼 W컨셉에서도 데님 카테고리 매출이 90% 뛰었으며 앵클부츠 또한 24% 늘었다. 에이블리 역시 ‘찢청바지(찢어진 청바지)’ 검색량은 40% 증가했으며 화려한 패턴이 특징인 ‘꽃무늬 원피스’ 거래액도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트렌드가 사회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경제나 일상 전반에 대한 불안이 높아질수록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과거를 회상하며 심리적 위안을 얻으려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얘기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16년이라는 특정 연도가 중요한 게 아니다. 소비자들이 실제로 경험한, 동시에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누렸다고 느끼는 시기를 떠올리는 과정에서 그 무렵이 상징이 된 것”이라며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이 같은 회상형 소비 경향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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