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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진 펄프·골판지…종이값 줄인상 우려

입력 2026-02-11 17:21   수정 2026-02-11 18:16

신문·인쇄용지 등에 쓰이는 펄프 국제 가격이 재고 감소 등으로 5개월째 상승세다. 골판지 가격도 올랐다. 인건비와 연료비 증가가 폐골판지값 하락 효과를 상쇄하면서다.
◇ 국제 펄프 가격 5개월째 상승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톤(t)당 630달러였던 미국 남부산 혼합활엽수 펄프(SBHK) 가격이 지난달 700달러까지 올랐다. 다섯 달 만에 10% 이상 올랐다. 작년 4월 750달러까지 치솟다가 안정세를 보이더니 최근 5개월 연속 상승세를 탔다. 펄프는 인쇄용지, 화장지, 백판지 등의 핵심 원료로 제지 제조 원가의 60%를 차지한다. 국내에선 총사용량 228만t 중 88.2%를 수입에 의존한다.

펄프값이 오르는 이유는 펄프 재고가 바닥난 제지업체들이 다시 구매를 재개한 영향이다. 제지업체들은 2024년 중반 브라질의 세계 최대 펄프 생산 기업 스자노의 친환경 펄프 생산 시설 세라도의 가동으로 펄프 구매를 미뤄왔다. 펄프 공급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니 굳이 미리 사둘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지회사들은 재고 떨어질 때까지 펄프 구입을 꺼리다가 작년 중순에 와서야 보충에 나섰다. 국내 제지업계 관계자가 “단순히 펄프 수요 증가라는 시각보다는 제지회사들이 원래 샀어야 했던 펄프를 뒤늦게 한꺼번에 사들이면서 나타나는 가격 상승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펄프 소비국 중국에서 내수 회복 기대감에 포장지·티슈·위생 용지 생산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 영향을 줬다. 지난해 11월 말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원목 조달과 펄프 생산에 차질이 생긴 것도 오름세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 폐골판지 내려도 원지값 올라
골판지 원지 가격도 올랐다. 국내 골판지 제조사들은 지난해 12월 원지 가격을 1kg당 평균 100원씩 인상했다. 태림페이퍼와 전주페이퍼를 필두로 아진피앤피, 한솔페이퍼텍, 한국수출포장공업 등도 잇달아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이들 골판지 원지 제조사들의 가격 조정은 새로운 골판지를 만드는 핵심 재료인 폐골판지 가격의 하락 속에서 이뤄졌다. 폐골판지 가격은 최근 4개월 동안 꾸준히 하락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폐골판지(OCC) 가격은 t당 8만1600원을 기록했다. 1년(10만5100원)보다 22.3% 떨어졌다. 지난해 3월엔 t당 8만원까지 내려앉으며 52주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폐골판지값은 내렸지만 인건비, 에너지 및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원지 제조사들의 영업이익이 많이 감소해 골판지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고 말했다.

폐골판지값이 내린 이유는 공급 증가다. 유통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종이박스 크기를 줄이거나 재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박스를 확대하면서 골판지 원지 수요가 줄었고 그 결과로 폐골판지가 쌓이게 됐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 등의 영향으로 2021년 598만t이었던 골판지원지 생산량이 지난해 564만t으로 줄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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