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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대신 싼맛에 즐겨 먹었는데"…미국산 소고기의 배신

입력 2026-02-15 16:35   수정 2026-02-15 16:45


미국 소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가에 근접하고 있다. 소 사육 마릿수가 75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까지 떨어져 공급 부족이 극심해진 결과다. 국내 수입 소고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산 소고기값이 오르면서 밥상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한경에이셀 등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최근 생우 가격은 파운드당 2.4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1년 전 2달러를 밑돌았다가 20% 넘게 올랐다. 미국 소고기값 상승세는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21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파운드당 1~1.2달러 사이에서 움직였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미국 소고기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공급 부족이다. 2022년 발생한 대규모 가뭄으로 목초지가 황폐화되고 소 사육 마릿수가 감소하면서 소고기 생산량도 줄어들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현재 소 사육 마릿수는 1년 전보다 30만 마리가 줄어든 8620만 마리로 1951년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의 소고기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비판했고, 이어서 아르헨티나 소고기 수입이 확대되는 조치가 나오자 두 달에 걸쳐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작년 12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또다시 최고가 수준이다.


향후 가격 전망도 어둡다. 소고기 공급량을 가늠할 수 있는 송아지 생산량 또한 1941년 이후 최저다. 미국 정부는 소고기 생산량을 회복하기 위해 국유 목초지 개방 확대, 축산경영자 지원 등 여러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육류수입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소고기 가격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새끼를 얻으려고 암소는 도축장으로 보내지 않으면서 공급 물량 감소가 심해지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소고기값 고공행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현지 소값 상승은 국내 시장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미국산 소고기 갈비(냉동) 가격은 2023년 평균 100g당 3912원에서 지난해에는 4466원으로 14.1% 올랐다. 올해 2월 가격도 4436원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미국산 소고기 관세(1.2~4.8%)가 완전히 사라졌는데도 가격 인하 효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 미국산 소고기값은 연평균 가격이 4248원에 달했던 2022년 수준까지 넘어섰다는 점에서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당시에는 원달러 환율이 1440원까지 오르고 코로나 여파로 글로벌 물류대란이 벌어지면서 냉동·냉장 해상 운임비가 3~4배 치솟아 미국산 수입 소고기 값이 폭등했다.

국내 수입육 시장 점유율 47.1%로 9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미국 소고기값의 우상향 곡선이 뚜렷해지자 국내 유통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소고기 수입량은 46만8122톤(t)으로 이 가운데 미국산이 22만427t에 달했다.

대형 마트들은 호주와 브라질은 물론 아일랜드와 캐나다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며 대체품을 찾고 있다. 다만 미국산이 오르면서 다른 나라 소고기값도 상승 압박을 받기 때문에 한계는 있다.

마트 관계자는 “자국 내 소고기가 부족해진 미국 요식업계가 호주산을 대량 구입하면서 소고기값 불안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한국은 고환율 영향까지 받으면서 가격을 낮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박종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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