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 같은 급진적인 규칙이 ‘친환경 사기극’의 법적 근거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화석 연료는 여러 세대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하고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다”고 했다. 또 “이번 조처로 1조3000억 달러(약 1874조원) 이상의 규제 비용이 사라지고 신차 평균 가격이 3000달러 가까이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비난해왔다. 취임후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고 친환경 규제를 축소해왔다. 전날에는 석탄 생산을 늘리겠다는 공언하기도 했다. 이날 ‘위해성 판단’도 그 연장선이다.
‘위해성 판단’이 폐기되면서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유럽연합(EU)의 ‘지구 대기연구를 위한 배출 데이터베이스(EDGAR)’ 집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은 59억1262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중국(155억3610만t)에 이어 세계 2위다. 비영리 환경단체 환경방어기금(EDF)은 “위해성 판단 폐기로 미국이 2055년까지 최대 180억t의 기후 오염 물질 배출량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 통신은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한 가장 광범위한 기후 변화 정책의 후퇴”라고 평가했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한 후 이미 전기차 판매는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23만9021대로 전분기(41만4814대)보다 42.4%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위해성 판단’ 기준까지 폐지되면서 전기차의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
미국 자동차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내연기관을 많이 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 판매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지만 EU 등 해외시장에서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클 제라드 컬럼비아대 교수는 “아무도 미국산 자동차를 사려고 하지 않아, 제조업체가 더 곤란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하이브리드카는 반사이익 기대된다. 현대자동차·기아의 작년 미국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33만 대로 전년보다 48.8% 급증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면 배터리 출하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김동현/김보형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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