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7개 회원국은 12일(현지시간) 벨기에에서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고 유럽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모색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정상들은 미국과 중국에 맞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EU 내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는 동일한 긴박감을 공유하고 있다”며 “국제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는 유럽은 즉각 행동하고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략적 부문 공공조달에서 유럽산 제품에 우선권을 허용하는 방안과 행정 규제 축소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EU 집행위는 ‘자본 시장 연합’을 6월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예·적금에 묶여 있는 약 10조유로 규모 자금을 주식, 펀드, 기업 투자 등 자본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업 합병 규정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상당수 정상은 유럽 산업계가 미국, 중국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전기요금에 신음하고 있다며 이 문제에 EU가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는 소수 회원국 합의만으로도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강화된 협력’ 제도를 지지했다. 이탈리아 총리 출신의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EU의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산 제품의 공세에 유럽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장악 위협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EU가 기존 만장일치 의사 결정 방식으로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EU는 지난해 12월 친러시아 성향의 정상이 집권하고 있는 헝가리의 반대를 피해 우크라이나에 900억유로 규모 대출을 제공하고자 ‘강화된 협력’ 제도를 사용한 적이 있다. 폴리티코는 “EU 회원국은 하나가 돼 발전해 나가는 것을 항상 자랑스럽게 여겨왔지만, 이제 그 시대는 끝났다”고 평가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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