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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전자담배' 피는 중학생 잡았더니…논란 폭발한 사연

입력 2026-02-16 23:30   수정 2026-02-17 00:24


올해 4월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가 담배 규제 대상에 포함될 예정인 가운데, 니코틴이 없다는 이유로 법망을 피해 간 이른바 ‘무니코틴 전자담배’와 ‘비타민 전담’이 10대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니코틴이 없어 인체에 무해하며 오히려 비타민을 함유해 건강에 이롭다는 식의 홍보가 이어지면서 약국과 무인 매장 판매를 중심으로 사실상 규제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딸기 셰이크 맛에 비타민 함유'…청소년 유혹하는 전자담배

16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한 무인 전자담배 매장. 입구와 진열대에는 ‘무니코틴 전담’, ‘비타민 전담’ 등의 문구가 붙어 있었다. 비타민 전자담배 제품 칠랙스(Chillax)의 경우 니코틴 함유 제품과 무니코틴 제품을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내걸고 있었다. 해당 제품은 배터리로 액상을 가열해 기체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외형과 사용법은 일반 액상형 전자담배와 동일하다.
인근 약국에서도 ‘레몬 맛’, ‘알로에 맛’ 등 다양한 향을 내세운 비타민 전자담배 제품 비타롱을 가판대에 진열해두고 있었다. 약사 양모씨(30)는 “판매 시 신분증을 따로 확인하지 않는다”며 “금연을 위해 찾는 사람도 있고, 관광객이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성인 계정 로그인만으로 구매할 수 있어 청소년 접근이 어렵지 않은 구조다.

이처럼 전자담배 규제가 느슨한 이유는 현행 규제 체계가 니코틴 포함 여부로만 나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니코틴이 포함된 제품은 담배사업법상 ‘담배’로 분류돼 판매·광고·연령 제한 등의 규제를 받는다. 금연 치료 효과를 표방하며 임상시험 자료를 갖춘 경우에는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로 관리된다.

그러나 니코틴이 없고 의학적 효능을 입증하지 않은 흡입형 제품은 어느 범주에도 속하지 않아 단순 공산품으로 유통된다. 이 때문에 별도의 성분 관리나 연령 확인 의무가 없다.
◆ "비타민인데요" 반발에…교사들 "전자담배와 구분 어려워"
무니코틴·비타민으로 규제를 빗겨나간 덕분에 청소년들이 전자담배에 접근하기 더욱 쉬워지고 있다. 지난달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흡연 경험률은 초등학교 6학년 때 0.35%에서 고등학교 2학년 때 9.59%까지 상승했다. 특히 올해 조사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1.33%)이 일반담배 사용률(1.54%)에 근접하며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학교 현장에서의 비타민 전자담배 사용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 양천구의 한 중학교 담임교사 최모씨(32)는 “외형이 일반 전자담배와 거의 구분되지 않아 전자담배로 보이는 제품은 일단 압수한다”며 “교실이나 화장실에서 사용하다 적발돼 압수한 전자담배가 1년에 수십 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비타민을 흡입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교사들은 법적 근거가 불명확해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규제 흡입형 기기가 다른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텔레그램 등 익명 메신저 거래방에서는 전자담배 카트리지에 합성 대마 등을 혼합한 액상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유통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거래방에서는 ‘떨액’, ‘액상 대마’, ‘퍼펙트칠’, ‘판다레드’ 등으로 불리는 제품이 5mL 기준 30만~70만 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니코틴이 없는 흡입형 전자담배 제품군에 대한 관리 체계를 별도로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비타민은 섭취를 전제로 한 물질인데 이를 가열해 기체로 만들어 폐로 흡입할 경우 화학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며 “어떤 물질이 생성되고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규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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