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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美 가전 B2B '톱3' 눈앞…다음 먹거리는 데이터센터

입력 2026-02-19 10:00   수정 2026-02-19 10:02


“올해 말이면 미국 B2B(기업간 거래) 가전 시장 ‘톱 3’ 목표를 달성할 겁니다. B2B 시장에서도 ‘가전은 LG’라는 공식을 만들겠습니다.”

세계 최대 가전 시장 미국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1위를 일군 LG전자가 B2B 시장에서도 업계 3위 진입을 눈앞에 뒀다. 이 시장에 본격 진출한 지 불과 3년 만이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부사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26’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관세와 인건비·자재비 상승 등으로 미국 건설 경기가 침체했음에도 LG전자는 지난 2년 연평균 45%란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GE·월풀 100년 양강 구도에 균열
LG전자는 성숙기에 접어든 가전 시장의 돌파구로 B2B 사업에 사활을 걸어 왔다. 미국 B2B 시장은 전체 미국 가전 시장의 약 20%(연 7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절대 비중은 낮아보이지만 B2C 대비 경기 민감도가 낮고 5~10년 장기 계약 구조여서 매출 안정성이 높아 질적 성장의 핵심 영역으로 꼽힌다. 인공지능(AI) 전환기를 맞아 신규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북미 B2B 시장의 대부분은 건축업자(빌더)를 통해 공급되는 빌트인 가전이다. 미국에서 100년 이상 영업해온 GE와 월풀은 이 빌더 네트워크를 꽉 잡고 과점 구도를 공고히 유지해왔는데, LG전자가 이 판도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백 부사장은 "소비자 시장에서 입증한 제품 경쟁력과 디자인, 관리 용이성이란 세 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며 "현재 HS사업본부 매출의 10% 수준인 B2B 비중을 꾸준히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빌더 전담 영업 조직은 물론 현지 물류 인프라에 과감하게 투자하기로 했다. 전국 건설 현장에 제품을 적시 공급하기 위해 '직배송 물류 허브'를 2024년 대비 35% 늘린다. 곽도영 LG전자 북미지역대표는 "외부 업체와의 제휴를 포함한 비유기적 성장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AI 기반 관리 소프트웨어 'LG 씽큐 프로(ThinQ Pro)'도 차별화 무기로 준비 중이다. 부동산 전문 관리 회사는 여러 주택에 설치된 수천 대의 빌트인 가전을 한 화면에서 모니터링하고 AI가 감지한 세탁기 누수, 건조기 필터 막힘 같은 문제를 사전에 안내받아 사고를 방지할 수도 있다. 백 부사장은 "미국에선 아직 이 분야에 월등한 브랜드가 없다"며 "(관리자가) 편의성과 경제성을 모두 계산할 수 있는 기회를 LG전자가 만들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사업 대규모 수주 논의"
B2B 시장의 확장성은 앞으로가 더 크다. 천문학적인 투자가 몰리고 있는 AI 데이터센터에서 가전 업체들의 냉난방공조(HVAC)와 맞춤형 설계, 정밀 제어 기술까지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서다. LG전자 북미법인은 24시간 엄청난 열을 뿜어내는 AI 데이터센터의 열 관리를 위한 공랭식 칠러와 수랭식 액체냉각 솔루션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곽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새 액체냉각 기술을 공급하기 위한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데이터센터용 냉각·공조·배관 시스템을 턴키로 엔지니어링해주는 어플라이드 사업도 미국 내에서 수 억 달러 규모로 수주를 논의하고 있다"며 "다변화된 B2B 포트폴리오가 LG전자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불확실성에 대해 백 부사장은 “어떤 제품이든 세계 각지 생산지에서 공급할 수 있는 '스윙 생산' 체계를 이미 구축해 외부 변수에 가장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당시인 2018년에 직접 설계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탈퇴를 검토하고 있다. 곽 대표는 "현지 증산, 미국 부품사 협업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랜도=빈난새 특파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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