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507.01
(15.26
0.28%)
코스닥
1,106.08
(19.91
1.77%)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속도감 있게 투자 프로젝트 선점하는 日…韓은 대미투자 특위도 파행

입력 2026-02-19 00:51   수정 2026-02-19 00:5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일본과 미국이 합의한 대미투자 계획에 따른 첫 프로젝트 3개를 한꺼번에 발표했다. 대미투자 결정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상호관세 및 자동차관세에 대한 원상복구(15→25%) 위협을 받고 있는 한국에 대한 투자 압박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SNS에서 “일본과의 거대한 무역합의가 막 출범했다”면서 “일본의 미국에 대한 5500억달러(약 796조원) 투자 약속에 따른 첫 번째 투자 세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위대한 텍사스주의 석유·가스, 오하이오주의 발전, 조지아주의 핵심 광물 등 전략적 영역에서 3가지 엄청난 프로젝트를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다시 건설하고 있다. 다시 생산하고 있다. 다시 이기고 있다”면서 “미국과 일본 모두에 매우 흥분되고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적었다.

상무부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3개 프로젝트의 총 투자 규모가 360억달러(약 52조원)라고 적시했다. 이 중 대부분(330억달러)은 미국 오하이오주에 짓는 가스 화력발전소 건설에 들어간다. 텍사스 심해 유전 개발 프로젝트인 걸프라인 사업에는 20억달러, 조지아주의 인공 다이아몬드 생산시설에도 수억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대미투자로 미국이 “에너지 패권을 이끌고, 외국의 공급원에 대한 어리석은 의존을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내에서는 이번 투자 프로젝트 선정 내용이 ‘윈-윈’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일본 기업들이 장비 공급 등에 참여할 여지가 많아서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은 곧바로 “2호 안건 결정을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면서 오는 3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미국 방문 때까지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대미투자를 재촉하는 가운데 일본이 속도를 내면서 자칫하면 미국 측이 제안하는 프로젝트 중 그나마 상업성이 있는 것은 일본에, 없는 것은 한국에 돌아가는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 日, 에너지 분야 투자 집중
일본이 5500억달러 대미 투자의 첫 프로젝트로 미국 에너지 산업을 골랐다. 미국 측에서 긴급하게 필요한 분야를 고르면서도 일본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결과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밝힌 내용을 종합하면, 3가지 프로젝트 중 핵심은 미국 오하이오 주 포츠머스에 건설되는 330억달러 규모 가스 화력 발전소다. 9.2기가와트(GW) 규모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 천연가스 발전소가 될 것이라고 러트닉 장관은 밝혔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것은 일본 투자회사 소프트뱅크그룹의 자회사인 SB에너지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이다.

텍사스 인근 심해에서 원유를 수출하는 ‘걸프링크’ 프로젝트에 21억달러 규모 투자를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 센티널 미드스트림이 주도하는 이 사업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셰브론 등이 참여를 추진했던 유망 프로젝트였지만 수년째 진척이 없었다. 포천지는 지난 10일 이 프로젝트에 대해 “원유 수요가 부족해 신규시설 경제성이 떨어지고, 초대형 유조선(VLCC)은 수심이 얕아 접안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이 프로젝트의 수출 시설에 투자한다는 것은 터미널 개선과 아시아 지역 수출을 위한 인프라 투자로 해석된다. 러트닉 장관은 이 투자로 “연간 200억~300억달러 규모 미국 원유 수출을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프로젝트는 산업용 연마재로 사용되는 인공 다이아몬드 생산 시설이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회사인 드비어스그룹의 자회사 엘리먼트 식스가 조지아주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인공 다이아몬드는 최첨단 정밀 가공에 반드시 필요한 소재로서 한국에서도 일부 생산되지만, 글로벌 시장의 대부분을 중국산이 장악하고 있는 분야다. 6억달러 규모 투자가 예정되어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설명했다.

정치적으로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유리한 지역이 선정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오하이오 가스발전은 막대한 건설비와 전력망 계통 연결 문제가 거론돼 왔고, 텍사스 원유 터미널 또한 환경 규제와 지역 반발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고 했다.

일본 측의 투자 조건이 자세히 공개되지는 않았다. 지난해 양국은 일본이 초기 투자 비용을 회수할 때까지는 프로젝트 수익을 5대5로 나누고 이후 미국이 90%, 일본이 10%를 갖는다고 약속했다. 한국도 동일한 조건이다.
◆ 日 “관련 기업 비즈니스 확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SNS에 “중요 광물, 에너지, AI·데이터센터 등 경제 안보상 중요한 전략 분야에서 일본과 미국이 협력해 공급망을 만들어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 기업은 관련 설비·기기 공급 등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비즈니스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미 투자 프로젝트들이 미·일 상호 이익 촉진, 경제 안보 확보, 경제 성장 촉진 등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일본에선 대미 투자 첫 프로젝트에 대해 미·일 상호 이익을 촉진하는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야마 겐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AI와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에 직면한 미국의 사정에 부응한 가스화력발전 사업 등이 주를 이룬다”며 “미국의 필요성을 고려하면서도 미국 시장·비즈니스 실정에 대응한 중요 투자로 사업성을 확보하려는 일본 측의 생각이 잘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논평했다.

이마무라 다카시 마루베니경제연구소 사장은 “가스발전은 수요가 증가하는 AI 데이터센터, 원유 수출항은 석유 수출 급증, 인공 다이아몬드는 중국 생산이 많은 경제 안보상 중요 물자”라며 “모두 미국에 투자할 만한 강력한 수요가 존재하지만 일본 기업 단독으로는 규모, 수익성, 전문 분야, 경험 등에서 제약이 많은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미·일 정부의 관여, 미국 기업의 투자, 일본 기업의 투자 외 관여 등 조합을 고안해 실현 가능한 사업으로 만든 것이란 해석이다.

다나카 미치아키 일본공업대학 대학원 기술경영연구과 교수는 “관세 협상의 딜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일본이 AI에 필수인 전력, 하이테크 급소인 다이아몬드라는 21세기 전략 물자의 거점을 미국 내에 확보했다고 볼 수도 있는 딜”이라며 “일본은 ‘관세 비용’을 ‘인프라 자산’으로 대체했다고 볼 수 있는 딜로 마무리하면 성공”이라고 논평했다. 다만 이번 투자가 일본 국내에도 파급되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소프트뱅크그룹과 도시바, 히타치제작소, 미쓰비시전기 등 일본 기업 16개사 이상이 장비 공급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은 기자회견에서 “제2호 안건 조성을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3월 예정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미국 방문을 염두에 두고 새 안건 결정을 목표로 한다.
◆ 韓도 에너지 분야 투자 나설 듯
한국은 최근 관세 원상복구 위협을 받고 나서야 국회에서 관련법 통과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대미투자 특별위원회는 지난 주 국회에서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내달 9일까지 운영 예정인 상황을 감안하면 시간이 많지 않다.

통상당국은 원자력과 조선, 에너지, 첨단산업 등 대미 투자 양해각서(MOU)에서 명시된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과 ‘1호 프로젝트’ 후보군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의 3대 프로젝트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프로젝트가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전 건설과 가스 터빈 분야에서 미국 측 요청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정부와 업계 얘기도 흘러나온다.

한미 양국 사이에서는 텍사스 지역의 석유화학 관련 프로젝트에 관한 논의도 오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제안하지는 않았으나 이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 투자를 검토했다가 접었다"면서 "에탄크래커 관련 투자도 거론되었다고 하는데 한국의 석유화학 공급과잉 상태를 고려할 때 진행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산업계에선 한국 정부가 일정한 위험을 감수해야 할 프로젝트가 제안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 기업의 사업성을 녹여내면서도 리스크를 최소화할 접점을 찾는 게 난제”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은/도쿄=김일규 특파원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