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자국 조선업을 되살리기 위한 ‘미국 해양 행동계획(MAP)’을 공개했다. 동맹국 조선소에서 계약 초기 물량을 건조하고, 이후 대미 투자를 통해 미국 내에서 선박을 제조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미국행 컨테이너선의 일정 비율은 미국산 선박이어야 한다는 규제도 신설할 계획이다.
지난 13일 백악관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러셀 보트 관리예산국(OMB) 국장 명의로 MAP 문서를 발표했다. 이 문서는 “미국 조선업 활성화를 위해 한국 및 일본과의 역사적인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또한 “동맹국 조선사가 미국 조선산업에 투자하도록 장려하며, 동맹 및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의 선제적 투자 파트너십에 중점을 둔다”고 적었다.이번 보고서에선 구체적으로 ‘브리지 전략’을 제안했다. “다수 선박을 구매할 때 초기 선박은 외국 조선업체의 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동시에 미국 조선소에서 직접 투자를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의 존스법(상선)과 번스톨레프슨 수정법(군함) 등 기존 규제 법안에서 ‘미국 내 건조’를 명시한 부분을 어떻게 우회할 것인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
문서는 아울러 연방정부, 주정부, 지방정부 등의 인센티브 메커니즘이 제각각인 만큼 상무부 주도로 ‘해양번영구역’(MPZ)을 지정해 통합 지원하고, 세제 혜택도 주겠다는 구상을 담았다. MPZ를 지리적으로 다양하게, 최대 100곳까지 지정하겠다는 것이 트럼프 정부의 구상이다.
비(非)미국산 선박을 이용한 화물 통행에는 수수료를 매기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문서는 해당 선박에 실려 수입되는 화물 중량을 기준으로 “㎏당 1~25센트의 수수료를 적용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10년간 660억~1조5000억달러(약 95조~2160조원) 규모 수입을 올리겠다”고 했다. 미국의 조선 역량이 세계의 0.1%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거의 모든 해상운송에 수수료를 매겨 ‘제2의 관세’로 삼고 미국 조선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관건은 미국 내 조선 능력을 확보하더라도 누가 미국산 선박을 사느냐다. 트럼프 정부가 찾은 해법은 미국행 컨테이너 화물의 일정 부분을 ‘미국산 선박’으로 채우는 ‘미국 해양 우선요건’(USMPR) 신설 등이다. 미국 내 투자를 강행하는 한국 조선소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초반에는 일시적으로 비싸게 생산되는 미국산 선박 수요를 확보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다만 길게 보면 또 다른 존스법(미국 연안 간 항해 상선은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공산이 크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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