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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잠정 합의에도 유가 4% 급등…“군사 충돌 우려”

입력 2026-02-19 10:08   수정 2026-02-19 10:12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전날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을 위한 기본 원칙에 합의했지만, 시장은 군사 충돌 가능성에 여전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 대비 4.6% 상승한 배럴당 65.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브렌트유는 2주 만에 70달러선을 돌파했다. 전날 미국과 이란이 두 번째 핵 협상을 진행하며 유가가 2주 만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하루 만에 다시 반등한 것이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우려가 커지며 유가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 악시오스는 미국의 군사 작전이 지난달 베네수엘라에서 실시된 작전과 달리 수주간에 걸친 장기 작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또 이스라엘 정부는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는 시나리오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 간 대규모 충돌이 발생할 경우 세계 최대 석유 수출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원유 수송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지난 17일 군사 훈련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적으로 봉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이란 국영 언론은 해협이 몇시간 동안 폐쇄됐다고 전했지만, 완전히 재개방됐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리포우오일어오시에이츠의 앤드류 리포우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최근 유가 변동은 전적으로 지정학적 요인에 좌우되고 있다”며 “미국과 이란에 더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회담과 관련된 헤드라인에 계속해서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발언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밴스 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핵 협상에 대해 “어떤 면에선 잘 진행됐다”면서도 “다른 면에선 대통령이 설정한 몇몇 레드라인에 대해 이란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해결할 의지가 아직 없다는 점이 매우 분명했다”고 말했다. 양국이 기본 원칙에 합의한 것은 맞지만, 최종적으로 이란이 미국의 핵심 요구를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라피단에너지그룹은 보고서에서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회담 결과는 외교적 해결이 교착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 기업은 미국의 공격에 대한 이란의 보복 조치가 중동 지역 내 에너지 공급에 상당한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을 기존 20%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시장은 미국의 중간선거를 군사 작전의 변수로 꼽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중간선거를 앞둔 만큼 원유 가격 급등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사 충돌로 원유 가격이 오를 경우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유권자의 반발을 살 위험이 있다.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뱅크는 블룸버그통신에 “물가 부담이 주요 의제로 떠오른 해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주유소 가격 상승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고는 여전히 믿지 않는다”며 “오늘 유가 상승은 악시오스 보도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유가 변동성을 미국과의 협상 때 전략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야르네 쉴드로프 SEB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란은 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전술을 잘 알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고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하는 상황은 트럼프가 가장 원하지 않는 일이라는 점도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란은 차분하게 협상할 시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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