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윤 전 대통령의 행위가 형법상 내란죄의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가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이 선고하자 진영을 막론하고 모두 재판부를 겨냥해 분노를 표출했다. 윤 전 대통령의 지지층인 이른바 '윤어게인' 사이에선 예상 밖으로 높은 형량이 나왔다며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적지 않게 포착됐다. 반면 진보 단체 시위에서는 "왜 사형이 아니냐"며 재판부를 향해 욕설을 쏟아냈다.

이날 오후 3시경 서울시 서초구 중앙지검 서문과 중앙지법 앞에는 각각 촛불행동 등 진보 진영 지지층과 야권 지지층이 시위를 벌였다. 진보 지지층은 윤 대통령 사형 선고를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은 한쪽에는 '지귀연 판사 공소기각', 반대 쪽에는 '한동훈 잘 가라'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양쪽 모두 4000~5000명 안팎 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현장 열기가 한껏 고조됐으나 이들 모두 재판이 시작되자 조용히 대형 스크린과 스피커를 통해 선고 내용을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막상 선고 결과가 나오자 두 진영 모두 예상 밖 결과에 크게 실망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진보 단체에서는 지 판사를 향해 "사형해야지 이 X야"라고 하기도 했고, "말도 안 된다 이 XXX들아. 사형해야 한다"며 사법부를 겨냥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어떤 이들은 "노인이라고 감경한다고?"라면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보수 단체에서는 더 흥분한 듯한 모습이 확인됐다. 이들은 "완전히 배신이다", "우리나라 망했다", "돈을 얼마나 먹은 것이냐" 등 욕설과 의혹 제기를 섞어 분노를 표출했다. 한 노년 여성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가 하면, 흐느껴 우는 이들도 있었다.
보수 현장 한편에서는 참가자들끼리 언성이 높이며 큰 싸움으로 번질 뻔한 일도 있었다. 선고 결과에 대해 같은 진영에서 누군가 실소를 하자 "좌파냐"고 고성을 지르며 시비가 붙은 것이다. 분노를 삭이지 못한 일부 지지자들은 경찰 제지를 받기도 했다.
양쪽 진영에서 상당수는 급격히 시들해진 후 현장을 급히 떠났다.
긴장감 속 우려와 달리 이날 큰 충돌 없이 시위는 해산했다. 경찰은 이날 기동대 16개 부대 1000여 명을 투입해 충돌 등 비상 상황을 대비했다. 법원 청사 주변에는 전날부터 기동대 버스 수십 대로 '차벽'을 설치했다. 법원 측은 선고 엿새 전인 지난 13일부터 동문 한 곳을 제외한 모든 출입로를 폐쇄하고 사전 등록된 차량과 취재진만 출입을 허용했다.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국회에 군을 보내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갖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군대를 보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바로 내란죄에 해당할 수는 없지만, 헌법기관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라면 내란죄가 성립한다며 12·3 비상계엄은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선고 직후 이번 판결을 두고 "이미 내려진 결론"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대한민국의 형사소송 절차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향후 항소 여부와 재판 참여 지속 여부를 윤 전 대통령과 상의해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현보/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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