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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때우기보단 챙겨먹어야죠"…간편식도 '한식'이 대세 [트렌드+]

입력 2026-02-20 13:58   수정 2026-02-20 13:59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설렁탕, 김치찌개 같은 한식류 간편식으로 저녁 메뉴를 바꿨다. 라면이나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날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간편식이라도 한식을 먹는 게 낫겠다 싶어서다.

그는 "배달 메뉴 위주로 식사를 하다 보니 질리기도 하고 몸에도 부담이 됐다"며 "그렇다고 직접 만들어 먹기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요즘은 간편식으로 대신한다. 조리도 간단하고 비교적 챙겨 먹는 느낌이 들어 만족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이처럼 한식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간편식이 한 끼를 때우는 대체제에 가까웠지만 최근에는 '집밥을 대신할 수 있는 식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관련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간편식도 집밥처럼 …국·탕·찌개 매출 '쑥'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에서 '한식'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마트 킴스클럽에 따르면 전체 간편식 중 한식 카테고리의 매출 비중은 2024년 23%에서 지난해 30%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한식 간편식 매출도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달 발표한 '음식 관련 라이프스타일 조사'를 보면 10~70대 한국인 2000명 중 '간편식이나 밀키트도 건강한 음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항목에 '그렇다'는 응답이 전체의 68%에 달했다. 간편식이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대체식이 아니라 제대로 된 식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한식 메뉴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정식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데 있다. 과거 간편식은 냉동 피자나 파스타 등 양식 메뉴가 중심이었다. 한 끼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자기관리와 운동 등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교적 부담이 적고 균형 잡힌 식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 한식 가정간편식 브랜드 '양반'을 운영하는 동원F&B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브랜드의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오뚜기도 국·탕·찌개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보다 약 5% 늘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피자나 파스타 같은 양식 메뉴보다 국·탕 등 집밥에 가까운 메뉴를 찾는 수요가 뚜렷하다"며 "특히 1인 가구나 맞벌이 신혼부부 등을 중심으로 한 끼를 간편하게 해결하면서도 제대로 챙겨 먹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 늘자 기술도 진화
한식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제품을 제조하는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급속냉동 공정이다. 식재료를 짧은 시간 안에 얼려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는 기술로, 해동 이후에도 원물의 식감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포장 기술도 개선됐다. 산소 유입을 차단하는 기능성 필름과 다층 구조 포장재를 적용해 유통 과정에서 제품의 변질을 줄인다. 이 같은 제조 기술 발달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다시 수요를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물을 강화한 전략이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3년 핵심 원물 비중을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늘린 '비비고 소고기듬뿍 시리즈 3종'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해당 시리즈 중 미역국 매출은 전년 대비 33.7% 급증했으며 설렁탕(20.5%), 육개장(14.1%) 등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이 커지자 식품 제조사뿐 아니라 유통사들도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킴스클럽은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뷔페 브랜드 자연별곡과 협업해 한식 간편식 제품 구색을 강화했다. 실제 지난해 1월 18종이던 자연별곡 한식 간편식은 올 1월 34종으로 늘어났다.

킴스클럽 관계자는 "간편식으로도 제대로 된 식사를 차려 먹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핵심 원물을 더 풍성하게 담는 방향으로 상품을 기획·개발하고 있다"며 "국이나 탕을 넘어 반찬 등 연관 영역까지 확장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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