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 성악가, 베이스바리톤 호세 반 담(Jose van Dam)이 17일 크로아티아 자택에서 향년 85세로 별세했다. 그의 사망 소식은 오랜 기간 교육자로 활동했던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음악원을 통해 알려졌다.
1940년 8월 25일 브뤼셀에서 태어난 그는 브뤼셀 왕립음악원에서 성악과 오페라를 공부했다. 1960년 리에주 왕립 오페라(Opera Royal de Wallonie-Liege)에서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의 돈 바질리오역으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뒤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와 계약하며 본격적인 국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밀라노 라 스칼라, 빈 국립오페라, 베를린 도이치 오퍼, 브뤼셀 라 모네 극장, 부에노스아이레스 콜론 극장,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등 세계 주요 극장에서 활동했다.
1971년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에서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협업한 베토벤 <피델리오>를 계기로 협업을 이어갔으며, 1973년에는 파리 오페라에서 게오르그 솔티가 지휘한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서 주인공 피가로를 노래해 국제적 명성을 확립했다.

그의 레퍼토리는 모차르트와 프랑스,독일 오페라 전반에 걸쳐 폭넓었으며, <돈 조반니>, <보체크>, <보리스 고두노프>, <시몬 보카네그라>, <팔스타프> 등의 작품에서 타이틀 롤을 노래했으며, <돈 카를로>의 필리프 2세, <파르지팔>의 암포르타스, <살로메>의 요하난, <토스카>의 스카르피아 등을 노래했다. 특히 1983년 올리비에 메시앙의 오페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세계 초연에서 성 프란치스코 역을 노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콘서트와 오라토리오, 가곡 분야에서도 활동했으며, 카라얀, 아바도, 무티, 솔티, 레바인, 오자와, 마젤, 콜린 데이비스, 플라송, 뒤투아, 파파노 등과 협업했다. 카라얀과 남긴 모차르트 오페라와 암포르타스 역을 노래한 바그너 오페라 <파르지팔>은 그의 대표적 음반 유산으로 평가된다.

대중에게는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의 영화 <가면 속의 아리아>(Le Maitre de musique, 1988)에서 은퇴한 성악가이자 스승 요아힘 달레이라크 역으로 널리 알려졌다. 두 젊은 제자에게 '예술가의 길'을 전수하는 스승의 삶을 그려냈다. 이 작품은 1989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무대 활동 이후에는 후학 양성에 힘썼다.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음악원에서 성악 마스터로 활동했으며, 한국인 바리톤 김태한이 우승한 202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에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반 담은 1974년 도이치 오퍼 베를린 캄머쟁어 칭호를 받았으며, 1998년 벨기에 국왕 알베르 2세(1993~2013)로부터 세계 예술계에 벨기에를 알린 공로를 인정 받아 남작 작위를 받았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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