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결제액이 월 8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 월 구독료 규모를 넘어선 수치다. "AI 없으면 업무가 안 된다"는 얘기가 나돌 만큼 직장인들 사이에서 '필수 생활비' 영역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 카드 결제액은 844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5.2%, 전년 동월 대비 152.6% 각각 늘어난 수치로 결제액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결제 건수도 176만6000건으로 전월 대비 6%,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6.6% 급증했다.서비스별로는 앤스로픽의 클로드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클로드의 1월 결제액은 157억4000만원으로 전월 대비 23.7%, 전년 동월 대비 716.5% 폭증했다. 점유율도 18.6%로 전년 동월 대비 12.9%포인트 상승하며 주요 서비스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구글 제미나이 역시 지난해 11월 3.0 버전 출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1월 결제액은 145억9000만원으로 전월 대비 10%, 전년 동월 대비 327.4% 급증했다. 점유율은 17.3%로 전년 동월 대비 7.1%포인트 상승했다.
독주하던 챗GPT는 상대적으로 성장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챗GPT의 1월 결제액은 491억원으로 점유율 58.1%를 차지했으나, 전월 대비 결제액 증가율은 0.3%에 그쳤다. 후발주자들 공세가 거세지면서 챗GPT의 시장 지배력은 전년 동월 대비 소폭 하락하는 흐름이다.
국내 생성형 AI 서비스 월 구독료 규모는 지난해 12월 803억원으로 처음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2024년 월평균 구독료인 750억원을 넘어섰다. 이어 올해 1월(844억7000만원)에도 증가세는 이어졌다. 이런 AI 열풍의 중심에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2030 세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올해 초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 경험은 10명 중 8명(78.9%)에 달했다. 동시에 이뤄진 AI 서비스에 대한 비용 지불 의향 조사에서는 20대(49%), 30대(44%)가 모든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은 긍정률을 보였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2030은 새로운 툴을 익히고 활용하는 데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만큼,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이를 활용하려는 태도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했다.
2030이 AI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배경에는 'AI 리터러시(활용 능력)가 곧 경쟁력'이라는 요즘 채용 시장의 추세도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잡코리아가 발간한 'HR 머니 리포트 2026'에 따르면 기업 채용 담당자들(485명)은 직무 전문성뿐 아니라 AI와 데이터 등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역량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직무별 평균 연봉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AI·개발·데이터 직무의 평균 연봉은 4947만 원으로 21개 주요 직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획·전략(4912만원), 금융·보험(4779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업무 수행 능력이 높은 직무일수록 보상 수준도 높은 경향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이제는 같은 직무와 연차라도 AI를 활용해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는지가 인재 가치를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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