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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행정 처리에 뇌가 굳어간다"는 창업가들

입력 2026-02-20 17:08   수정 2026-02-21 00:17

오스트리아 출신 개발자 페터 슈타인베르거는 최근 테크업계에서 주목받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개인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로 화제가 된 오픈클로를 개발했다. 2011년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10년이 흘러 회사를 매각한 뒤 지난 몇 년간 사실상 은퇴 상태로 지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가볍게 시작한 주말 프로젝트 오픈클로 덕분에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올랐다.

그런 그가 지난 15일 미국 빅테크 오픈AI에 전격 합류했다. 영국 런던과 오스트리아 빈을 오가며 지내더니 인지도를 얻자마자 미국 실리콘밸리 이주를 결정했다. 독일 교육연구부 차관 출신인 자비네 되링 튀빙겐대 교수는 슈타인베르거의 미국행 소식을 듣고 X(옛 트위터)에 “왜 유럽은 그를 붙잡지 못했냐”고 한탄했다. 슈타인베르거는 되링 교수 글에 직접 답글을 달았다. “유럽에서 나는 비난만 받는다. 유럽은 ‘규제’와 ‘책임’만 부르짖는다.” 슈타인베르거는 “오픈AI 직원은 주 6~7일 일하고 걸맞은 보상을 받지만 유럽에선 그게 불법이다. 유럽에서 창업하면 온갖 규제와 사투를 벌여야 한다”고도 썼다.

요즘 국내 기술 창업업계 분위기도 유럽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술력과 네트워크를 갖춘 창업자가 앞다퉈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넉넉한 투자 환경과 탄탄한 인재풀, 큰 시장 등 이유는 많다. 무엇보다 창업자의 미국행을 이끄는 건 근로시간 제약이나 복잡한 신기술 규제에 발목 잡힐 일 없이 역량을 모두 쏟아 도전해볼 수 있는 환경이다. 국내 로봇 스타트업 대표는 “한국에서 사업하려면 기술보다 법적 문제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며 “가능성을 펼쳐야 하는 창업자의 뇌가 행정 처리를 위한 딱딱한 뇌로 바뀌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신기술 도전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한 규제 샌드박스는 진입 자체가 고역이다. 신청 서류만 산더미다. 샌드박스를 신청해놓고도 언제 승인이 날지 알 수 없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생존을 위해 ‘변두리 돈벌이’에 내몰린 헬스케어 스타트업 사례도 있다.

정부는 일자리 구조 변화의 해법으로 ‘고용 중심 사회’에서 ‘창업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천명했다. 전국 단위 창업 경진대회를 열고 테크 창업가 4000명을 양성하겠다는 지원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돈을 아무리 많이 뿌리더라도 새로운 기술과 사업 모델에 도전할 만한 토양이 부족하다면 인재들은 창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회엔 일명 ‘닥터나우 방지법’ ‘플랫폼 규제법’ 등 창업자의 의욕을 꺾는 법안이 줄줄이 올라와 있다. 진짜 창업 중심 사회가 되려면 현장의 하소연에 좀 더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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