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랠리 속에서 한동안 외면받던 에너지·산업재 등 전통 섹터에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AI 기술주 독주에 제동이 걸린 데다 전통 산업 재평가와 이란발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이 겹치면서 당분간 가치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XLE)에 올해 들어 41억2800만달러(약 5조9897억원)가 순유입됐다. 엑슨모빌 등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이 기간 미국 주식 테마형 ETF 가운데 순유입액 1위에 올랐다. 지난달에만 26억5769만달러가 들어와 2008년 9월 이후 월별 기준 17년4개월 만에 최대 순유입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80억9000만달러가 순유출되며 시장에서 외면받은 것과 대비된다.산업재·배당주·금융 관련 ETF에도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산업재 섹터 대표 ETF인 ‘인더스트리얼 셀렉트 섹터 SPDR’(XLI)에는 올해 들어 21억692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슈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배당 ETF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에도 같은 기간 20억9090만달러가 몰렸다.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SPDR’(XLF) 역시 이 기간 17억7870만달러의 순유입액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에 따른 AI 거품론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으로 전통 산업이 재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고도화에 따른 소프트웨어산업 위기론이 불거지면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XLE의 올해 수익률은 22.52%로,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0.24%)은 물론 반도체 ETF ‘반에크 세미컨덕터’(SMH) 수익률(13.9%)을 크게 웃돌았다. XLI와 SCHD도 각각 13.68%, 15.09%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술주에서 가치주로의 머니무브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수석글로벌주식전략가는 “AI 혁명은 전력, 인프라, 산업설비 등과 직접 연관된 만큼 AI 기술주뿐 아니라 실물 자산을 보유한 기업들도 재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