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19일(현지시간) 블루아울캐피털의 펀드 환매 중단에 대해 X(옛 트위터)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2007년 8월 프랑스 BNP파리바은행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관련 자산에 투자한 3개 펀드의 환매를 중단한 뒤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는데, 지금이 그때처럼 위기의 전조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블루아울은 소프트웨어 기업에 주목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은 한번 고객을 확보하면 매달 고정적인 수입(구독료)을 얻을 수 있다. 사모펀드가 대출 이자를 제때 받는 데 유리하다. 소프트웨어 기업 입장에서도 사모신용이 매력적일 수 있다. 초기에 개발비와 마케팅비가 막대하게 들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실적이 적은 탓에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렵기 때문이다. 블루아울 포트폴리오의 70~80%가 소프트웨어 업종이 된 배경 중 하나다.
하지만 인공지능(AI) 기술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이런 공생 관계에 경고음이 켜졌다.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금융·부동산·물류 등 각종 서비스업이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AI 위협론’이 커지면서 이런 업종에 돈을 빌려준 사모신용 펀드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고객들의 환매 요구도 늘었다.
블루아울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운영 중인 3개 펀드에서 총 14억달러를 액면가의 99.7% 수준에서 매각했다”며 “포트폴리오와 자산 평가의 질에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14억달러는 3개 펀드 자산의 약 30%로 알려졌다. 글렌 쇼어 에버코어 수석분석가는 “포트폴리오의 30%를 액면가(수준)에 매각한 것은 훌륭한 성과”라면서도 “하지만 이로 인해 나머지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얼마인지에 대한 의문과 우려가 생겼다”고 말했다.
블루아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장 주식과 달리 사모신용의 자산(대출 채권)은 시장 가격이 매일 매겨지지 않는다. 운용사가 자체 평가한 장부 가격에 의존한다. 투자자는 바로 이 지점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AI 혁명으로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금융·부동산·물류 등 각종 서비스 기업의 가치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운용사가 발표하는 자산 가치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나 KKR 같은 사모펀드는 블루아울만큼 소프트웨어 관련 대출 비중이 크지 않은데도 주가가 동반 급락하고, ‘탄광 속 카나리아(위기의 전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모신용(private credit)
은행 같은 전통 금융회사가 아니라 사모펀드나 자산운용사가 기업에 조달하는 자금. 대출이 대부분이지만 경우에 따라 투자도 포함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이 대출을 꺼리는 기업에 자금줄 역할을 하며 급성장했다. 투자 상품으로 분류돼 은행보다 규제를 덜 받는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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