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은 보수 우위 구도다. 대법원장을 포함한 전체 9명의 대법관 중 보수 성향이 6명, 진보 성향이 3명으로 분류된다. 그런 대법원이 상호관세에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 제동을 건 것이다.
보수 대법관 중에서도 위법 의견을 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동안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반하는 판결을 내릴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우선 지난해 5월에 있었던 1심에서 법원은 재판부 3인 만장일치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한 상호관세 등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8월 2심에서도 법원은 같은 판결을 내렸다.
11월에 열린 연방대법원 공개변론 당시 진보 성향 대법관은 물론 보수 성향 대법관 일부도 상호관세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 중에서도 문제 제기가 나왔다. 예컨대 한 보수 대법관은 “모든 나라에 상호관세를 적용할 필요가 있었냐”며 동맹국에도 상호관세를 적용한 것을 문제 삼았다.
보수 대법관 상당수는 평소 법률 해석에서 법조문을 중시하는 ‘원문주의’를 중시해 왔다. 이에 따라 미국 우선주의라는 정치적 구호보다는 행정부의 권한 남용을 경계하는 ‘3권분립’ 원칙을 우선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미 대법관 중 6명은 공화당 정권에서 임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 닐 고서치(임명 2017년), 브렛 캐버너(2018년), 에이미 코니 배럿(2020년) 대법관을 차례로 임명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 클러랜스 토머스 대법관,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임명된 인사들이다. 이밖에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임명된 케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과 엘레나 케이컨 대법관이 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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