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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주' 제동에도…韓 기업 피 마르는 '눈치 싸움'

입력 2026-02-22 07:32   수정 2026-02-22 07:49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 경제에도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이 국가별 차등세율을 부과하는 상호관세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아 위법 판단을 내리면서 '관세 폭주'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10% '글로벌 관세' 부과에 서명하고 품목별 관세 카드까지 열어둔 만큼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거시경제 측면에서 핵심은 수출이다. 한국은 기존 25% 상호관세가 15%로 인하됐으나 최근 다시 25% 재인상 위협을 받아왔다. 이런 '25% 관세' 위협이 사라지고 10% 글로벌 관세가 적용된다면 겉으로 보기엔 관세율이 낮아지는 셈이다.

다만 자동차·철강·배터리 등 주력 품목이 별도 품목관세 대상이 될 경우 손익 계산은 달라진다. 상호관세보다 품목관세가 더 높은 수준으로 책정되면 오히려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관세 체계가 다시 바뀌는 것 자체가 기업 입장에선 불확실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미 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합의도 변수다. 상호관세가 법적으로 무효가 됐다는 점에서 투자 합의 역시 재해석 여지가 생겼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우리 정부가 먼저 재협상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대미 투자 약속이 조선업·핵추진 잠수함 등 전략적 협력과 맞물려 있어서다. 때문에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는 예정대로 입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미국 내 동향과 주요국 대응을 점검하면서 대응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강경한 관세 정책을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관세 환급도 과제다. 연방대법원 판결로 환급 청구 길은 열렸지만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세부 절차 마련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DDP(관세지급인도조건) 방식으로 관세를 납부한 기업 등은 환급 신청 대상이 될 수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관세 부과 대상 물품을 미국에 수출한 기업은 2만4000여 곳이며, 이 중 6000여개 기업이 DDP 조건으로 수출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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