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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와 M&A, 위기 기업의 새로운 탈출구 [김동규의 회생과 파산 세계 속으로]

입력 2026-02-22 10:12   수정 2026-02-22 10:13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기업이 재정 위기에 빠지면 흔히 두 가지 길을 떠올린다. 스스로 살아남거나, 문을 닫거나. 그러나 최근 법원 실무에서는 제3의 길이 점점 주목받고 있다. 바로 회생절차 안에서의 인수합병(M&A)이다.

과거에는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 대부분이 재정 위기만 넘기면 독자 회생이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M&A를 굳이 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홀로 버티는 것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회생 M&A는 이제 예외적 선택이 아닌 현실적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회생절차에서 M&A가 추진되는 배경은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 해당 산업이 장기 침체에 빠져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 없이는 독자 회생 전망이 어두운 경우다. 둘째, 신규 자금 투입 없이 운영자금만으로는 회생이 불확실한 경우다. 셋째, 기업 전망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통상적인 10년 분할 상환 방식으로는 채권자 다수의 동의를 얻기 어려운 경우다. 넷째, 조사 결과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게 나온 경우다. 다섯째, 인수자와 큰 틀의 합의는 이뤘지만 우발채무 문제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경우다.
채권자·인수자 모두에게 실익…신속한 절차 종결

M&A가 매력적인 이유는 분명하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채무자 기업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발을 넓힐 기회가 된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10년 분할 상환을 기다리는 대신 인수대금으로 채무 일부를 일시에 회수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더 유리하다. 회생절차를 통해 채무 존재 여부가 확정되는 만큼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도 줄어든다. 무엇보다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은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실질적인 이점이다.

회생 M&A가 추진되는 시점은 일정하지 않다. 회생절차 개시 전부터 물밑 협상이 진행되기도 하고, 개시 후 회생계획 인가 전에 본격화되기도 한다. 계획 인가 후 사업 상황이 예측과 달라져 뒤늦게 추진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회생계획 변경 절차를 별도로 밟아야 한다. 방식도 다양하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신규 차입과 병행한 유상증자, 영업양도 등 상황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진다.
공개입찰 원칙에 스토킹호스까지…절차 공정성이 핵심

절차는 공개입찰을 원칙으로 한다. 매각주간사 선정부터 시작해 실사, 매각공고, 인수의향서 접수, 예비실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양해각서 체결, 정밀실사 후 인수계약 체결, 회생계획안 작성, 인수대금 예치, 관계인집회 개최 순으로 진행된다. 공개입찰로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경우에는 법원 허가를 받아 제한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인수 예정자가 미리 정해진 경우에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이 활용된다.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계약을 먼저 체결한 뒤 공개입찰을 통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인수희망자가 나타나면 그쪽으로 최종 인수자를 바꾸는 구조다. 더 좋은 조건이 없으면 기존 예정자가 최종 인수자로 확정된다.

이해관계인이 다수인 회생 M&A에서는 무엇보다 기준의 일관성과 절차의 공정성·투명성이 핵심이다. 회생법원이 관련 실무준칙을 제정해 일정한 틀 안에서 M&A를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1년간 도산절차를 주제로 칼럼을 연재하면서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을 받았다. 이미 잘 아는 독자에게는 새롭지 않다는 말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더 쉽게 풀어달라는 말을 들었다. 모두를 만족시키기란 역시 쉽지 않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어준 독자들께 감사드리며, 12회로 이어진 연재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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