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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유 "세계 곳곳서 아시아인들 리더로 활약해야"

입력 2026-02-22 17:07   수정 2026-02-22 17:08

“유럽 클래식 음악계에서 ‘젊은 아시아계 여성’을 대표하는 연주자 겸 교육자로서 활동하게 된 것에 큰 무게감을 느낍니다.”

지난해 한국계 음악가 최초로 영국의 왕립음악대학 교수로 임용된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32·사진)의 말이다. 에스더 유가 국제무대에 처음 이름을 알린 건 2010년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열여섯 나이로 최연소 입상 기록을 갈아치우면서다. 이후 영국 대표 음악 축제인 BBC 프롬스에 데뷔한 그는 고(故) 로린 마젤,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등 명지휘자들에게 잇따라 발탁되면서 세계적 반열에 올랐다.

명문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그라모폰(DG)을 통해 네 번째 음반 ‘러브 심포지움’을 낸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를 서면으로 만났다. 그가 2018년 최초의 상주 아티스트로 활동한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작업한 이번 앨범엔 번스타인의 ‘세레나데’를 중심으로 구스타보 말러의 ‘아다지에토’, 본 윌리엄스의 ‘종달새의 비상’ 등이 담겼다.

유는 “곡의 모티브가 된 플라톤의 <향연>이 사랑에 대한 철학적 분석이라면, 번스타인의 ‘세레나데’는 그 생각들에 대한 깊은 정서적 반응”이라며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언어인 사랑과 음악을 더 깊이 탐구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이 음반의 출발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을 학기부터 왕립음악대학에서 교육자로서 첫발을 뗀 그는 “사실 처음 학교로부터 제안을 받았을 땐 놀랍고 얼떨떨했지만, 학교에서 적임자로 판단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교수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했다. “세계 곳곳에서 많은 아시아인들이 리더로 활동하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다음 세대에서도 사회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단 믿음을 가지고 꿈을 좇을 수 있을 테니까요.”

미국에서 태어나 유럽에서 공부한 음악가지만, 그에게 한국인 정체성은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유는 “해외에서 어디에서 왔냐고 물으면 제 대답은 항상 ‘전 한국인이다’였다”며 “매일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볼 때나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김치찌개일 때면 제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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