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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금융 강국론'에 발목 잡힌 트럼프 '코인 왕국론'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입력 2026-02-22 17:42   수정 2026-02-22 17:43

코인 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018년, 2021년과 다른 것은 이번 코인 가격 하락이 미국에서 비롯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련된 코인일수록 하락폭이 큰 점도 눈에 들어온다.

‘트럼프의 저주’로 불리는 이 현상이 왜 일어나고 있을까. 코인 가격 흐름을 보면 단서를 알 수 있다. 1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외친 ‘코인 왕국론’에 편승해 비트코인 가격이 500만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롱테일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작년 7월 지니어스법이 통과된 이후에는 알트코인이 비트코인보다 유망할 것이라는 팻테일 낙관론까지 나왔다.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코인 유포리아 환상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작년 10월 열린 중국 4중 전회 때다. 2021년 공산당 창설 100주년을 기점으로 ‘모두가 잘 살자’는 샤오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실각설에 시달렸다. 작년 7월에는 장유샤 공산당 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이끄는 군부에 의한 축출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작년 여름 베이다이허 회의를 통해 극적으로 전기를 마련한 시 주석은 불과 두 달 만에 열린 4중 전회에서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다졌다. 이달 들어선 최대 숙적인 장유샤까지 제거해 1인 독재 체제를 확립했다. 시 주석이 새로 들고나온 것이 금융 강국론이다.

시 주석은 2012년 취임 후 팍스 시니카 야망을 구현하기 위해 일대일로와 위안화 국제화 과제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전자는 해외 자원 확보와 항만 인수에 치중해 제2 종속이론이 고개를 들 정도로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후자도 경상거래 결제 비중 제고에만 치중하면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


금융 강국론이 1단계 팍스 시니카 구상의 반성에서 나왔다는 시각이 있는 건 이 때문이다. 공산주의 전략과 전술 이론대로 금융 분야에서 미국보다 우위에 있는 디지털 위안화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데서 출발한다. 디지털 위안화는 현재 법정화폐(CBDC) 단계로까지 격상된 상태다.

중국이 겨냥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지니어스법 통과 후 공식화된 스테이블코인은 ‘1코인=1달러’로 태환성을 보장하되 금과 달리 실질 가치가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담보로 잡고 있다. 중국이 미 국채를 매각하면 스테이블코인은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코인 가격 체계상 가장 안전한 스테이블코인이 흔들리자 도미노처럼 코인 시장이 붕괴되고 있다. 4중 전회 이후 지금까지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가격은 각각 55%, 70% 급락했다. $트럼프, $멜라니아 같은 트럼프 밈 코인 가격은 97% 폭락했다.

더 우려되는 것은 코인 관련 금융 상품이 속속 마진콜에 걸리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부족한 증거금을 채우기 위해 기존 투자 자산을 회수하는 디레버리지 과정에서 코인발 금융위기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관하는 가운데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구제금융 지급 불허 방침을 천명했다. 앞으로 코인 시장에서 죽음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극단적인 비관론도 나온다.

코인 왕국론 대 금융 강국론. 지금까지 전개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후자가 승리할 확률이 높다.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관세에 대한 위법 판결을 받아든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답은 사익을 강조하는 트라시마코스의 정의론보다 국민의 이익을 강조하는 소크라테스의 정의를 선택하는 길이다. 하지만 현실화할 확률은 낮다. 최근 사태가 오래 지속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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