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정은 서울 내 다른 정비사업 추진 단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지난해 재건축 기대에 호가가 크게 뛴 곳들이다.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은 최근 전용 83㎡ 호가가 28억9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직전 실거래 최고가(32억원)보다 3억1000만원 내린 가격이다.
서초구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잠원동아 전용 84㎡ 호가는 32억원까지 내렸다. 같은 크기 매물이 최고 4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매물 간 호가가 8억원 가까이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영등포구 여의도 재건축 추진 단지인 시범도 최근 전용 118㎡ 호가가 35억원까지 내려갔다. 실거래 최고가(38억5000만원) 대비 3억5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집주인들이 일제히 집을 내놓으면서 매물도 크게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압구정동 매물은 1388건으로 한 달 전(1268건)과 비교해 9.4% 늘었다. 노후 재건축 추진 단지가 많은 여의도 역시 같은 기간 391건에서 469건으로 19.9%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예비 매수자는 매물 선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지난해 정부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통해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정하면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조합설립을 인가받은 재건축 단지는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실거주한 1주택자 매물’ 등의 예외가 아니면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
노후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구 대치동은 19일 기준 전세 물건이 824건으로 한 달 전(897건)과 비교해 8.2% 감소했다. 노후 단지가 많은 일원동(-11.5%)과 압구정동(-0.6%)도 매매시장과 반대로 전세 물건이 줄었다.
그동안 노후 단지는 집주인이 노후화를 이유로 집을 세놓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정부가 전세를 낀 매매(갭투자)를 사실상 금지한 데다 실거주 의무를 강화해 전세 물건이 크게 감소했다. 정비사업이 진행될수록 전셋값이 내려간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이주가 임박한 단지에서도 전세 시세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 단지를 찾는 전세 수요자는 선택 폭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노후화로 인기가 없었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셋값이 올라 6억원을 바라보고 있다”며 “올해 정비사업 추진 단지 내 전세 물건 감소와 가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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