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24일 14:5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가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을 위해 추진 중인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이 난항에 부딪힌 가운데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을 선집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기존엔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과 채권단(메리츠금융그룹)이 각각 1000억원씩 대출해 총 3000억원을 마련하자는 입장이었으나 다른 두 주체들의 참여 여부와 관계 없이 1000억원을 먼저 투입하겠다고 전향적 태도를 취한 것이다.
MBK는 이와 더불어 회생절차 연장 시 정책금융기관 대신 MBK가 추가로 1000억원을 홈플러스에 대출해 총 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도 밝혔다. '홈플러스 살리기'를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해석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최근 서울회생법원 제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에 제출한 의견조회 회신에서 "홈플러스 관리인 교체에 협조하며 관리인 교체 시 1000억원을 홈플러스 DIP로 선집행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현재 홈플러스 회생절차 관리인은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 겸 MBK 부회장이 맡고 있다. 회생 기업의 관리인은 채권자와 채무자 간 이해관계 조정과 재산 관리 등 핵심 업무를 담당한다. 마트 노조는 MBK를 신뢰할 수 없다며 관리인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MBK는 홈플러스가 총 3000억원 규모로 추진 중인 DIP 대출에서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과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각 1000억원씩 부담하면 나머지 1000억원을 책임지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산은과 메리츠가 DIP 대출에 나서지 않자 이번엔 다른 주체들의 지원 여부와 관계 없이 관계인 교체 시 1000억원을 먼저 집행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홈플러스의 유동성 고갈 위기를 심각하게 보고 기존 입장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리인 교체는 회생절차 연장을 전제로 한다. 홈플러스는 다음 달 4일 회생절차 개시 1년을 맞는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르면 회생계획안은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 이내 가결돼야 한다. 회생절차가 연장되지 않으면 홈플러스는 회생개시 1년 만에 청산을 피할 수 없다. MBK의 1000억원 DIP 대출 선집행 제안은 우선 시간을 벌어 회생절차를 연장해놓은 뒤 홈플러스 슈퍼마켓사업부(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골자로 한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MBK는 회생절차 연장과 관리인 교체 이후 홈플러스 주요 이해관계인인 메리츠금융과 함께 각자 1000억원의 DIP 대출을 추가로 투입하자는 제안도 했다. MBK로선 총 2000억원을 홈플러스 DIP 대출금으로 내놓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여기에 3000억원으로 예상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대금까지 더하면 홈플러스는 총 60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하게 된다. 회생 개시 이전 홈플러스의 1년 운영자금은 7000억원에 달했지만 점포 수와 매출이 줄어든 현재는 6000억원이면 회사를 계속 운영할 수 있다는 게 경영진 판단이다. 그 이후엔 인수합병(M&A)을 통해 새 주인을 찾아 인수대금으로 채권을 변제하고 회생절차를 무사히 종결한다는 구상이다.
MBK가 새롭게 제시한 계획에 대해 메리츠를 제외한 다른 채권자들은 의견을 내지 않았다. 채권자협의회 대표 채권자인 메리츠증권만 "법원 결정에 따르겠지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명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진 않았으나 사실상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메리츠 입장에선 홈플러스 DIP 대출 1000억원에 대한 부담이 여전한 데다가 홈플러스 점포 60여곳에 대한 선순위 담보신탁채권자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회생절차 연장 대신 청산 실익이 더 크다. 메리츠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대로 홈플러스 M&A 추진 시 채권자들이 쥐게 될 채권 변제액의 가치는 현재 청산가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메리츠의 의견조회 회신을 끝으로 모든 이해관계인 의견을 받아본 법원은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회생절차 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