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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억 들인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개관 앞두고 운영재단 해체 위기

입력 2026-02-24 17:57   수정 2026-02-24 17:58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처럼 만들겠다.”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옛 석탄화력발전소를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조감도)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언론에 밝힌 청사진이다. 테이트재단이 문 닫은 석탄화력발전소를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관 테이트모던으로 되살린 것처럼 총 사업비 724억원을 투입해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를 복합문화공간이자 한국의 문화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올해 개관을 준비 중인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는 운영 주체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다. 정식 절차를 밟아 채용된 직원들은 해고 위기에 처했다.

24일 문화계에 따르면 문체부는 올해 개소 예정인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의 운영·관리를 위해 2024년 말 설립한 비영리재단 국립문화공간재단의 해체를 검토 중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국립문화공간재단이 없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직원들 고용 승계 여부는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 주도로 설립된 이 재단은 대표도 문체부 장관이 임명한다.

당초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는 문체부의 역점 사업이었다. 2024년 문체부는 중점관리 대상사업에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를 포함하기도 했다. 재단은 운영계획 수립 등을 위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직원 14명을 채용했다.

상황이 바뀐 것은 초대 대표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지난해 유인촌 당시 문체부 장관이 임명한 초대 대표는 우상일 전 문체부 예술국장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은 인물이다. 이후 문체부 장관이 바뀌었고 지난해 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026년도 문체부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이런 의견을 끼워넣었다. “문체부는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 조성 사업의 위탁을 위해 2024년 신설된 국립문화공간재단을 해체하고 사업을 유사 공공기관으로 통합한다. 공공기관 운영 효율화 및 예산 절감 등을 위해 당인리 개관준비 업무를 국립문화공간재단이 아닌 다른 문화예술 분야 공공기관 등에서 할 수 있도록 개편방안을 마련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대표 인건비 삭감 요구가 있어 현재 재단 대표는 비상임 상태로 전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운영 주체를 둘러싼 혼선은 문체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반복돼왔다. 당초 운영·관리 주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였지만 2023년 7월 문체부로부터 갑작스레 위탁 중지 통보를 받았다. 그해 9월 ARKO 전체회의에서 정정숙 위원은 “저희가 조직까지 만들어서 운영해왔는데 이것을 다시 넘기는 과정에서 사전 논의가 부족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구은서/이주현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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