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핵 협상을 나흘 앞두고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미국이 지난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기 전 중동 내 대사관에 철수령을 내린 적 있어 대이란 군사 작전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국무부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미국 국무부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대사관에 근무 중인 비필수 외교 인력과 가족에게 레바논에서 떠나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 안보 환경을 검토한 결과 필수 인력만 남기고, 대사관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대사관 직원 32명과 가족을 포함해 총 50명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 관계자는 “대사관은 핵심 인력만 유지하면서 정상 운영하고 있다”며 “직원의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 시민을 위한 업무 역량을 유지하는 일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이란의 보복을 우려해 이 같은 명령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이란 공격이 현실화하면 이란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 중동 내 대리 세력을 통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서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란의 핵 시설 공격 작전 수행 전에도 이라크, 바레인,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 대사관 직원들에게 출국을 명령했다.
양국은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 협상이 예정돼 있지만 군사 긴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공격에 대해 미군 수뇌부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는 보도를 반박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가짜뉴스 언론에서 대니얼 케인 장군이 우리가 이란과 전쟁에 나서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는 내용의 수많은 기사가 유포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인 장군은 댄 케인 합참의장을 가리킨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케인 의장이 탄약 부족과 동맹국의 지원 부족을 이유로 이란 공격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나”라고 강조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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