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부와 경제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기를 많이 쓰는 시간(최대부하), 보통으로 쓰는 시간(중간부하), 적게 쓰는 시간(경부하)으로 구간을 다시 나누고, 사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전력량 요금을 달리 매기는 방식으로 계시별 요금 체계를 손질하기로 했다.

우선 3~10월 평일 기준으로 기존 최대부하였던 오전 11시~낮 12시와 오후 1~3시를 요금이 더 저렴한 중간부하로 변경하고, 반대로 기존 중간부하였던 오후 6~9시는 요금이 더 비싼 최대부하로 바꾼다. 쉽게 말해 한낮의 요금은 내려가고 저녁 요금은 올라간다. 시간대별 요금 단가 자체도 조정된다. 오후 3~9시 최대부하 요금을 깎아주고, 심야(오후 10시~오전 8시) 경부하 요금은 올리는 식이다. 단가 조정 폭이나 주말 할인 폭은 아직 미정이다. 정부는 조만간 확정해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2020년대 들어 태양광 설비가 급증해 한낮에는 전기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시간이 늘어났고,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시간대도 저녁(오후 6~9시)으로 옮겨갔다”며 “이 같은 변화를 요금제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봄(3~5월)·가을(9~10월)의 주말과 공휴일 낮에는 요금을 대폭 깎는 ‘주말 집중 할인’을 3년간 한시적으로 도입한다. 냉난방 수요가 크지 않은 봄가을철 주말 낮에 전력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면서 발전을 일부 멈추는 출력제어가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전체 출력제어의 약 90%가 이 시간대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요금 개편의 관건은 사업장마다 전기요금이 저렴한 ‘경부하 시간대’에 전기를 얼마나 사용하는지다. 공장이 1년 내내 24시간 고르게 돌아간다고 가정하면 전체 시간의 약 53%가 전기요금이 싼 시간대에 해당한다. 이 53%보다 사용 비중이 낮은 사업장은 전체 요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약 4만 개 국내 사업장 중 이런 조건에 해당하는 곳은 95% 이상으로 추산된다.
업종별 유불리는 엇갈린다. 경부하 시간대 사용 비중이 높은 철강·시멘트 업종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이들 업체 중 일부는 낮에 자가발전기를 가동하고 심야 시간대에 공장 가동률을 높여 왔는데, 경부하 요금 인상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력 사용량이 많은 일부 대형 사업장은 인하 폭이 제한되거나 오히려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석유화학 업종은 365일 24시간 공장을 비교적 일정하게 가동하는 특성이 있어 요금 인하 효과를 누릴 것으로 평가된다. 낮 시간대 전기 사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도체·자동차 업계 등도 인하 효과를 볼 가능성이 크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태양광 발전이 늘어나면 전기가 남는 시간대가 더 확대될 수 있다”며 “그 경우 지금의 ‘싼 시간대’보다도 중간 시간대 요금을 더 낮추는 방안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봄가을 주말에만 3년 동안 한시적으로 할인하는 방식은 기업이 장기 계획을 세우기 어렵게 만든다”며 “구조적으로 정착시키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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