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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위소득 넘는 '잘사는 노인' 기초연금서 단계적으로 배제

입력 2026-02-24 17:40   수정 2026-02-25 01:38


기초연금 차등 지급…'잘사는 노인' 덜 준다

정부가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 일괄 지급해온 기초연금을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준 중위소득을 지급 기준 상한선으로 정해 중장기적으로 수급자를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준 중위소득이란 노인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가구 소득을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금액이다.

24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청와대에 이 같은 내용의 기초연금 개편 방안을 보고하고 이를 토대로 기초연금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 개편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생계급여 등을 받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연금 지급액을 높이고, 상한선 위의 ‘잘사는 노인’은 단계적으로 수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올해 기준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 월 34만9700원이 지급된다. 부부 감액, 국민연금 연계 감액 등에 따라 가구별 수령액에는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하위 70%에 해당하면 소득과 상관없이 같은 금액을 일괄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부는 하위 70%의 큰 틀은 유지하되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는 기준 금액보다 많이, 그 외에는 적게 지급하는 식이다.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노인의 수급을 제한하기 위해 지급 기준 상한선을 기준 중위소득으로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재산에 각종 공제를 적용해 산정하는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은 올해 단독가구 기준 247만원으로 중위소득(256만원)의 93.6% 수준까지 올라왔다.

정부는 이 같은 방향을 핵심으로 하는 복수 시나리오를 검토한 뒤 6·3 지방선거 이후 기초연금법 개정안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최대 30년에 걸쳐 중장기적으로 개편해나가야 하는 사안”이라며 “연내 법안 국회 제출이 목표”라고 했다.
차등지급 추진…기초생보 대상자는 두텁게 지원
李 "고소득도 34만원 받는게 맞나"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과 관련해 “월 200만원 이상 소득이 있는 사람도 1인당 34만원을 받는 게 이상한 것 같다”며 “연간 몇조원씩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데 그게 맞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 말처럼 소위 ‘잘사는 노인’도 기초연금을 받게 된 건 지급 기준이 12년째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그사이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 기초연금에 들어가는 세금은 20조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대로면 2050년에는 기초연금 재정지출이 4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기초연금 제도 손질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하후상박 원칙 구현”
24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올해 기초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노인은 778만8000명에 달한다. 고령자가 급격히 늘어나 2014년 제도 도입 당시 435만3000명에 불과하던 기초연금 수급자가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소요 예산(국비 기준)도 5조2000억원에서 올해 23조1000억원으로 네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정부는 당초 ‘소득 하위 70%’ 기준을 60%나 5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형성된 수급 기대를 감안할 때 기준을 일괄적으로 낮추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그 대신 ‘하위 70%’ 틀은 유지하되 그 안에서 소득 수준에 따라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기초연금 지급액은 34만9700원이고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내년 인상될 예정이다. 이에 맞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그외 수급자는 수준에 따라 지급액을 늘리고 줄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올해 생계급여를 받는 노인은 87만 명으로 기초연금 수급자 778만8000명의 11%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 재정을 감안하면서도 ‘하후상박’ 원칙을 구현하려면 차등 지급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구체적 지급액은 협의를 거쳐 추후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위소득 ‘캡’ 씌워 수급자 줄인다
기초연금 수급 상한선을 ‘기준 중위소득 100%’로 설정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하위 70%’ 기준이 사실상 중위소득 100%(전체 가구 소득의 중간값)에 근접한 수준까지 상승한 만큼, 상한선을 둬 시간이 지날수록 이를 초과하는 고소득 노인은 자연스럽게 수급 대상에서 빠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기준 중위소득이 256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247만원)은 전체 가구 소득 중간값의 96.3% 수준에 이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8년에는 이 기준액이 중위소득 10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별도 조치 없이 선정 기준액이 중위소득의 120%, 130%까지 상승하면 전체 가구 중간값보다 소득이 높은 노인에게도 수십만원의 연금이 지급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중위소득을 상한선으로 정하면 지금 당장 ‘하위 70%’ 틀을 건드리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며 중위소득을 초과하는 노인은 자연스럽게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 관계자는 “5년 뒤에는 전체 노인의 65%, 10년 뒤에는 60%, 30년 뒤에는 50% 식으로 수급자가 자연스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KDI는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2050년 기초연금 재정지출이 현행 46조원보다 5조원가량 줄어든 41조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도 개편 검토
이외 각종 공제로 느슨해진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을 손보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현재는 65세 이상 노인의 근로소득에서 116만원을 뺀 값에 70%를 곱하고 재산에 각종 공제를 적용해 ‘월 소득인정액’을 정한다. 이 액수가 단독가구 기준 247만원을 밑돌면 기초연금을 받는다.

예컨대 혼자 사는 65세 이상 노인 A씨에게 다른 재산과 소득은 하나도 없고 오직 상시 근로소득만 있다고 가정하면 A씨는 월 468만원을 꾸준히 벌더라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기초연금 소득인정액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소득인정액을 연계해 개편하는 방안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근로능력 유무를 기준으로 수급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기초연금보다 요건이 엄격하다. 다만 제도별 도입 취지와 정책 목표가 다른 만큼 기준액을 일률적으로 맞추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정민/정영효/김익환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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