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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총·민노총 산하 하청노조, 따로 교섭 요구할 듯

입력 2026-02-24 17:52   수정 2026-02-25 01:31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란봉투법) 시행(3월 10일)을 보름여 앞두고 하청 노조와 교섭 대상이 되는 원청 사용자 범위를 넓게 인정한 세부 법령이 확정됐다. 기업 현장에선 “원청이 직접 교섭에 나서라”는 하청 노조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경제계는 “관련 법령조항이 여전히 모호해 노사 분쟁과 소송이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 하청 노조 별도 교섭 사실상 허용
고용노동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노동조합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 노조법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원청을 사용자로 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확정된 시행령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여러 노조(원·하청 노조)가 별도 교섭을 요청할 경우 ‘교섭단위’를 어떻게 결정할지에 관한 판단 기준을 규정했다.

정부가 당초 입법 예고한 시행령은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현행대로 ‘교섭 창구 단일화 체계’를 유지한다. 노사 협상 시 노조 측 협상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 사이 ‘교섭단위 분리’는 원칙적으로 허용한다. 하청 노조의 교섭권을 보장하려는 취지다. 교섭단위 분리 여부는 노동위원회가 업무 성질·내용, 임금체계, 채용 방법, 교섭 관행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판단한다.

이날 통과된 시행령은 교섭단위 분리 판단 시 ‘노동조합 간 이해관계의 공통성’과 ‘이익 대표의 적절성’을 우선 고려하도록 정했다. 하청 노조가 “(다른 노조와) 상급 단체가 다르거나 처우가 상이해 단일 대오 형성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면 독자적인 교섭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노동계 안팎에선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상급 단체가 다른 복수 하청 노조의 분리 교섭 요구가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 임원은 “교섭단위 분리 요건이 과도하게 확장돼 원청 노조끼리도 분리가 가능해질 것 같다”며 “법상 교섭 창구 단일화 원칙이 흔들릴 것”이라고 걱정했다.
◇ 여전히 모호한 정부 가이드라인
정부는 이날 시행령과 함께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가이드라인)’도 확정했다. 지난해 말 발표한 초안을 노사 양측 의견을 수렴해 소폭 수정했다.

해석지침은 원청의 하청에 대한 ‘직접적인’ 지휘·명령이 없더라도 ‘구조적 통제’만 인정되면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질적 지배력 판단 기준이 불법파견보다 엄격한 잣대라는 노동계 비판을 수용했다.

기업 요구도 일부 반영했다. 원청이 하청에 통상적인 ‘품질 요구’나 ‘납기 관리’를 하는 것은 ‘실질적 지배력’의 증거로 보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 ‘배치전환’은 일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이라는 사실을 적시했다. 다만 합병이나 매각 등이 필연적으로 구조조정이나 배치전환을 수반하기 때문에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합법적 파업은 여전히 가능하다.

노사 안팎에선 노란봉투법의 세부 법령이 여전히 모호해 노사 분쟁이 증가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광선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사용자성 인정 해석이 모호한 데다 관련 법령에 대한 노동계 반발도 강하다”며 “결국 많은 노사 갈등이 법원 소송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용희/김보형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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