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자본시장 최고의 ‘파워맨’으로 UBS 아시아를 이끄는 이경인 부회장이 선정됐다. 토종 투자은행(IB)에선 ‘순이익 2조원 클럽’ 시대를 연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강력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사모펀드(PEF) 대부’로 불리며 영향력 1위를 지켜온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3위로 밀려났다.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 매체 마켓인사이트가 25일 국내외 증권사와 연기금, PEF,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에 소속된 자본시장 전문가 대표급 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응답 건수(41건·중복 답변 가능) 중 13명(31.7%)이 이경인 부회장을 IB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뽑았다. 지난해 김병주 회장과 공동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2023년 UBS와 크레디트스위스(CS) 합병 이후 영향력이 더 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통합 UBS에서 아시아 지역을 총괄하며 국내 굵직한 조 단위 빅딜의 재무자문을 도맡았다. 대기업의 비핵심 자산 매각(카브아웃)은 물론 글로벌 PEF들의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며 시장의 신뢰를 확보했다.
수년간 부동의 1위를 고수하던 김병주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5표(12.2%)를 얻는 데 그치며 3위로 밀려났다. 김 회장의 순위 하락은 자본시장을 뒤흔든 ‘홈플러스 사태’ 여파로 풀이된다. 과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승승장구하던 MBK 전략이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자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가 냉정해졌다.
그 빈자리를 파고든 인물은 9표(22%)를 획득하며 2위에 오른 김성환 사장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을 증권업계 최초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2조원 클럽에 입성시킨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국내 증권사 수장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주요 그룹사 최고경영진을 직접 만나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을 돕는 ‘선제적 딜 소싱’을 제안하면서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어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4표)와 민준선 삼일PwC 딜부문 대표(3표)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자문 시장의 저력을 과시했다. 김성현 KB금융지주 CIB마켓부문장(3표),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2표) 등 국내 주요 증권사 수장도 명단에 올랐다. 송인준 IMM프라이빗에쿼티 사장, 조솔로 JP모간 IB 총괄, 박장호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대표, 박병건 PEF운용사협의회장도 1표씩 받았다.
국내 대형 증권사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2위에 오른 한국투자증권(11표·18.0%)은 정통 IB뿐만 아니라 발행어음과 글로벌 시장 확장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종합금융투자사업자(IMA) 요건을 갖추며 자금 조달과 운용 역량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다는 평가다.
3위와 4위는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에서 고른 활약을 보인 NH투자증권(10표·16.4%), KB증권(9표·14.8%)이 각각 차지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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