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법원장들이 법 왜곡죄 신설, 재판소원 도입, 대법관 증원 등 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사법개혁 3법’에 대해 “심각한 유감”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법원장들은 25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주재로 약 4시간40분간 임시 전국법원장회의를 열고 “(사법개혁 3법이) 사법부와 사회 각계의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공론화와 제도 개편 부작용에 대한 숙의 없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사법개혁 3법이 “사법 제도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와 국민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돌이키기 어려운 중대한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여러 기관과 전문가를 아우르는 협의체를 통해 바람직한 개편 방안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판검사가 재판·수사 과정에서 법을 왜곡한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 왜곡죄 신설안(형법 개정안)과 관련해 법원장들은 “국회 수정안을 고려하더라도 범죄 구성 요건이 추상적이어서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며 “(판검사) 처벌 조항으로 인해 고소·고발이 남발되는 등 심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의 신속한 진행과 국민 기본권 보장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최종심을 헌법소원 심판 대상으로 삼는 재판소원 도입안(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는 “재판 확정의 실질적 지연에 따른 국민 피해가 우려된다”는 의견을 냈다. 법원장들은 “반복되는 재판에 소송 당사자들이 고통받고, 법적 불안정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예상된다”며 “법원과 헌법재판소, 국회, 정부 등 관계 기관과 이해관계인이 참여하는 폭넓은 논의와 조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까지 단계적으로 늘리는 안에 대해선 “상고심 제도 개편과 증원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단기간 내 다수 대법관을 늘리는 것은 (1, 2심 판사들이 대거 재판연구관으로 투입돼) 사실심이 부실화되는 등 국민이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현 상황에서 가능한 범위인 4인 증원을 우선 추진한 뒤 사실심에 미치는 영향이나 국민 피해 등을 살펴 추가 증원을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박 처장도 회의 인사말을 통해 “사법제도 개편 3법은 모두 헌법 질서와 국민 권리를 수호하는 법원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온다”며 최종 입법 과정에 사법부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법개혁 3법을 2월 임시국회 중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상정된 법 왜곡죄 법안부터 순차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위헌 논란이 거셌던 법 왜곡죄 법안은 본회의 상정 직전 죄를 적용받는 판사 범위와 법 왜곡 행위의 의미 등 주요 내용이 대폭 수정됐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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