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글로벌 무역 갈등이 고조됐지만 전 세계 상품 교역량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의 최근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 상품 교역량의 증가율이 4.4%였다고 보도했다. 전년 교역량 증가율 2.5%보다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유럽의 수출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반면 중국의 수출량은 8.5% 증가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선진국들의 수출은 15.9% 늘어 가장 성장률이 높았다.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자 당시 세계무역기구(WTO)는 이 여파로 전 세계 교역량이 소폭 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지난해 전 세계 교역량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율이 국가 간 협상을 거쳐 낮아졌고, 중국 기업들이 미국 관세를 피해 대안 수출처를 발굴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붐으로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등 AI 설비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관세의 여파가 상쇄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산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장비와 관련한 전 세계 교역액은 작년 상반기에만 2720억달러(약 388조원)에 다다랐다.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한 수준이다.
WSJ은 올해 세계 무역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에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글로벌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최장 150일까지만 부과할 수 있다.
새로 도입된 글로벌 관세는 모든 국가에 10%로 적용된다. 이 때문에 다른 국가보다 높은 관세를 적용받던 중국, 브라질, 인도 등은 당분간 관세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관세가 적용되면서 미국 무역상대국에 적용되는 평균 관세율은 종전 14.1%에서 10.4%로 낮아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기한이 끝나면 국가안보 위협 및 불공정 무역 조사를 벌여 국가별 관세를 다시 부과해 기존의 관세 수준을 회복할 방침이지만, 법적·행정적 난관이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글로벌 관세를 10%에서 15%로 높이겠다고 발표했지만, 미국 당국은 실제 언제 인상할지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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