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 행정통합특별법안 국회 처리가 27일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갑작스러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단 요구에 다시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국민의힘측은 전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추천 후보 부결에 이어 또다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뒷통수를 맞았다며 격앙된 분위기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귀하신 여러분들(국민의힘 의원들)이 필버(필리버스터)는 신청하고 몸아끼느라 부의장(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사회를 거부하고 국힘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비운 탓에 우리당 법사위원들은 본회의장 지키는 당번조이기도 하다”며 “이런데 언제 법사위를 열 수가 있나. 송언석 국힘 원내대표는 필버부터 먼저 취소하라”로 요구했다. 이전에 문제삼지 않았던 필리버스터 중단을 조건으로 내걸며, 약속했던 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안 국회 법사위 처리가 불가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발칵 뒤집혔다. 추미애 위원장과 민주당 모두 이전까지는 “국민의힘이 법안 처리에 찬성 입장으로 돌아선다면 처리해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지난 25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통화해 TK 의원들의 찬성이 압도적이라면 (이번 국회 회기 내) 법안(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안)을 처리해주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도 지난 26일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에 대해 국민의힘이 처리하겠다는 입장으로 바꾼다면 내달 2일 표결 예정인 전남·광주 통합특별법과 처리하는 것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부응하기위해 국민의힘은 26일 대구·경북 지역 전체 국회의원 25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해 찬성으로 당론을 모았다. 추 위원장이 통합법 처리 반대 여론의 근거로 제시했던 대구시의회도 27일 입장을 바꿔 찬성 의사를 발표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 수석부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조건으로 내건적이 없고, 민주당이 요구한 모든 조건을 수용해 대구·경북 의원들 의견을 모으고, 대구시의회도 입장을 선회했다”며 “이제와서 필리버스터를 조건으로 내거는 건 거짓말을 자인한 꼴”이라고 밝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SNS를 통해 “갑자기 왠 필리버스터 핑계인가“라며 ”귀하신 여러분들은 필리버스터 하는 도중에도 의총을 열어서 법왜곡죄 수정안도 본회의에 제출하고 처리만 잘하던데요.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 통합법을 처리할 의지만 있다면 한병도 원내대표께서 그깟 당번조 하나 바꿔주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26일 국민의힘이 추천한 천영식 방미통위 위원 후보자 추천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을 두고도 ”민주당이 합의를 깼다“고 반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 “우리 당 위원들은 신의를 갖고 여당 추천 후보에 대해 모두 찬성표를 던졌는데, 여당이 야당 추천 후보에 대해서는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친다면 국회 여야 추천을 통한 합의제 기구 구성은 파괴되는 것”이라고 썼다.
반면 민주당은 애초부터 합의가 없었고, 자율투표였던 만큼 부결 책임을 여당에 돌리는 것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국회 과방위 소속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불과 9표 차 부결이었는데, 그대(국민의힘)들 30명 이상 (표결에) 불참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전용기 민주당 원내소통수석부대표도 “국민의힘이 10여 명만 들어왔으면 (가결)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에 이어 법왜곡죄법(형법 개정안), 4심제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등을 잇따라 강행처리하고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맞선 가운데, 여의도 당사가 압수수색을 당해 정국은 더 얼어붙고 있다.
국민의힘은 신천지 교도들의 집단 당원 가입 의혹을 조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당사의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야당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특검에 이어 이번엔 합수본이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강탈하겠다고 한다"며 "야당 탄압, 야당 말살이다. 이게 바로 독재"라고 밝혔다. 앞서 신천지는 2021년 국민의힘 20대 대선 경선과 2024년 국민의힘 22대 총선 경선 등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신도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시킨 혐의를 받는다.
유상범 수석부대표는 “신천지와 통일교의 민주당과의 연루 의혹에 대해선 합수본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선택적으로 야당만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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