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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64달러’ 전제 흔들…이란 공습에 성장·물가 경로 안갯속

입력 2026-03-01 13:15   수정 2026-03-01 13:26


한국은행은 지난달 올해 경제성장률을 2.0%,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2%로 제시했다. 국제유가를 배럴당 64달러로 전제해 내놓은 전망치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리스크가 고개를 들면서 이 같은 전망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2026년 2월)에 따르면 올해 국제유가를 배럴당 64달러로 전망했다. 한은은 이 보고서에서 "국제유가는 단기적으로는 미·이란 협상 교착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주요 산유국의 증산 기조 등으로 연중 초과 공급 상황이 이어지면서 하방 압력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제시한 국제유가 배럴당 64달러는 전날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공습 이후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한은의 전망치를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에브라힘 자바리 혁명수비대 소장은 이날 알마야딘TV 인터뷰에서 “이란 침공 이후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간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은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봉쇄되고 군사적 충돌이 확산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 전망치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올해 2% 성장 전망의 하방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생산비 상승과 교역조건 악화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를 직접 끌어올리는 동시에 기업 비용 부담을 확대해 투자와 고용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수출에도 부담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상승하면 수출 단가는 2.09% 오르지만 수출 물량은 2.48% 감소해 전체 수출액은 0.39%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은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출 회복 기대를 반영해 올해 재화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2.1%로 0.7%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수출 개선을 근거로 성장률 전망치도 1.8%에서 2.0%로 올렸다. 하지만 중동 정세가 장기화하거나 확전으로 번질 경우 이 같은 성장 전망이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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