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했다. 이란과의 세 차례 핵협상이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나자 또다시 군사력을 동원해 ‘힘의 정치’에 나선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8일 오전 9시45분(한국시간 28일 오후 3시15분)께 전투기와 미사일, 드론 등을 동원해 수도 테헤란과 주요 도시를 공격하는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개시했다. 하메네이 집무실 등 정부 기관이 밀집한 파스퇴르 거리를 집중 폭격하는 등 수뇌부를 정조준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습 후 영상 성명을 통해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재건하려고 시도했고,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공격 배경을 밝혔다. 이어 “이란의 미사일을 파괴하고 해군을 전멸시키겠다”고 했다. 공습 15시간여 뒤에는 SNS를 통해 “역사상 가장 사악한 인물 중 하나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란 정부도 하메네이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37년간 권력의 정점에 있던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이란 신정체제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국의 이번 공격은 지난달 26일 스위스에서 이란과 3차 협상을 마친 직후 이뤄졌다. 외교적 해법으로는 이란의 핵 개발을 중단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군사력을 동원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이란 인근에 항공모함 전단 2개를 비롯해 2003년 이라크전쟁 이후 최대 화력을 배치한 상태였다.
미국은 핵과 미사일 위협 제거 외에 이란의 정권 교체까지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이란 국민을 향해 “자유의 시간이 가까이 와 있다”며 “우리가 (공격을) 끝내면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반정부 시위를 독려했다. 이를 통해 석유시장 패권을 굳히고 이란의 우호 세력이자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온 중국을 압박하는 효과도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
이란은 공습 1시간여 만에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요르단 등 중동 내 미군 기지도 보복 대상으로 삼았다. 이란혁명수비대는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은 1일에도 공습과 보복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후 미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과 관련해 “장기전으로 가서 (이란) 전체를 장악할 수도 있고, 2~3일 후 (공격을) 그만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필리핀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일 X(옛 트위터)에 “실물경제, 금융, 군사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포함한 내각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대통령실 또한 강훈식 비서실장 이하 모든 비서관이 비상체제를 유지하며 만약에 있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으로 해상 수송 차질이 장기화되면 국제 유가가 급등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8개 핵심국은 4월부터 시장 예상을 웃도는 규모인 하루 20만6000배럴의 증산 재개를 1일 결정했다.
한명현/한재영 기자/워싱턴=이상은 특파원 wis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