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으로 중동 전역이 전쟁 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두고 전문가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르면 2~3주 내 미국과 이란 간 대화 채널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 이란 정부가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이란의 전투 대응력과 미국의 확전 의지를 꼽는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란은 ‘즉각 항복’보다 ‘버티기’에 무게를 둔 모습”이라며 “미사일과 드론 수량을 조절해 미국의 요격 부담을 키우는 방식은 장기전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단기전을 전망하는 시각도 많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이란의 미사일 재고 한계와 미국의 지상군 투입 기피를 고려하면 2~3주 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협상 인센티브를 먼저 제시하지 않는다면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인터뷰에서 ‘4주’라는 시간표를 언급한 것 역시 사상자 발생 등을 초래할 장기전을 피하려는 계산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는 미국의 이란 공격이 단기전으로 끝난다면 글로벌 경제 및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자경단’을 처음 명명한 것으로 유명한 야데니 대표는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 해군이 사실상 무력화하면서 호르무즈해협 봉쇄 위협은 크게 줄어들었다”며 “이는 전쟁 종료 이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양국이 휴전한 이후 유가가 하락하면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작아지고 소비 지출을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체제가 무너졌을 때 파장이 우려된다는 분석도 많았다. 이란이 민족별로 분열하면 호르무즈해협 관리 주체가 약화하면서 국제 물류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컵천 연구원은 “군과 치안당국이 강경 대응하면 이번 사태가 이라크·아프가니스탄식 장기 혼란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요구를 수용한 결정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 평가다. 인 교수는 “지지도 하락 국면에서 ‘강력한 힘을 통한 평화’를 구현하려는 의도가 읽힌다”며 “무엇보다 네타냐후 총리와의 결속이 이번 공습의 핵심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출구 전략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많다. 정하늘 국제법질서연구소 대표는 “이란과의 전쟁은 위험한 도박”이라며 “체제 전환에 성공하면 정치적 기반은 강화되겠지만 그 경로는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석유화학 제품으로 재수출하는 구조 역시 충격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박 교수는 “에너지 집약도와 석유 의존도를 고려하면 부담은 일본, 독일 등 주요 제조국의 두 배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야데니 대표는 “양국이 이란의 원유 생산·수출시설을 훼손했을 가능성은 작다”며 “단기전이라면 수개월 내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압도적인 해군력으로 호르무즈해협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은/김대훈 기자/뉴욕=박신영 특파원 hazzy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