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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덕분에 초강세…달러화 지수 100에 근접

입력 2026-03-03 19:43   수정 2026-03-03 19:4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해 이후 약세를 지속하며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가 크게 약화됐던 달러가 이번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급등하며 다시 살아났다. 달러의 이번 상승은 종전과 달리 미국이 셰일 석유 덕분에 석유 순수출국이 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3일(현지시간) 유럽 시장에서 ICE달러지수(DXY)는 99.197로 0.8% 상승했다. 전 날 0.9% 오른데 이어 이틀 연속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해 8월초 장중 한 때 100을 넘어선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이 날 로이터 뉴스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습 이후 달러의 급등은 전통적인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는 다르며 에너지 부문의 영향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해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한 후로 미국 달러는 시장의 불안과 변동성이 심한 시기에 약세를 보여왔다. 이는 미국의 경제 정책 불확실성이 워낙 크고 미국내외의 정치적 혼란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달러가치하락 거래(debasement trade)가 확산됐다.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지위는 거의 끝난 것처럼 평가돼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의 위상은 유지하되 무역 상대국이 인위적으로 통화 가치 하락을 조작한다면서 수년간 지속된 달러 강세를 달러 약세로 돌리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세계적인 정치 또는 금융 스트레스 시기에도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다는 것이 이미 미국 자산에 과도하게 투자한 외국 투자자들의 행태도 변화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로이터는 이번 달러의 상승은 예상되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가장 타격을 입을 경제권의 통화에서 벗어나려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즉 달러화보다 더 안전자산으로 많이 거래되는 일본 엔화가 이란 공습이후 약세를 보인 것은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일본이 받게 될 타격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엔화는 이번에는 안전자산으로서의 매수세를 얻지 못하고 2일에 달러 대비 1% 이상 급락했다. 일본의 막대한 에너지 수입액과 일본 원유 수입량의 거의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뤄진다는 사실이 반영된 것이다.

중국 위안화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은 특히 이란산 원유 수출량의 약 80%를 수입할 정도로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높다. 특히 이란산 원유는 서방의 제재로 가격이 싼데 이 저렴한 원유를 공급받을 수 있을 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중국 위안화는 최근 급등세를 보여왔으나 전 날 0.8% 하락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통화 전략가인 킷 주크스는 "동북아시아 통화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공습이 며칠이 아닌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미국은 2011년부터 셰일가스가 본격 생산되면서 2019년을 기점으로 석유 무역에서 순수출국으로 돌아섰다.

유럽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 수입의 30%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20%를 공급받고 있다.

유럽의 기준 가스 가격은 2일 유럽이 가스 수입의 6%를 의존하는 카타르의 최대 가스시설이 드론 공격으로 생산을 중단한다는 소식 직후 한때 50%가까이 급등했으며 35% 상승으로 마감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1% 하락하여 한 달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ING 은행 전략가 크리스 터너는 "외환 시장의 경우, 에너지 독립성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대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는 현재와 같은 에너지 충격을 활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통화로 보인다"고 썼다.

스위스 프랑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때로 달갑지 않은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스위스 중앙은행이 디플레이션에 맞서 싸우고 있으며 스위스 프랑화 가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매도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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